한때 동맹 관계였던 오픈AI와 애플이 경쟁 전선에 선다. 오픈AI가 기존의 입장을 바꿔, 자체 칩과 운영체제(OS)를 적용한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을 만든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오픈AI는 애플의 강력한 경쟁자로 분류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를 통해 "오픈AI가 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미디어텍, 미국 퀄컴과 손잡고 자체 스마트폰 프로세서를 개발해 2028년 AI 스마트폰 양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오픈AI가 하드웨어를 개발한다는 계획은 공개된 것이지만, 스마트폰이 아닌 스마트 스피커와 스마트 안경이 주력 제품으로 예상됐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과거 '오픈AI의 하드웨어 구상에 스마트폰은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이다. 올트먼 CEO는 2023년 10월 "스마트폰은 이미 훌륭하고, 스마트폰과 경쟁하는 데 전혀 관심이 없다"고 했고, 2024년 9월 "조니 아이브 전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와 진행 중인 하드웨어 프로젝트는 스마트폰이 아니다. 더 나은 스마트폰을 만들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픈AI가 계획을 선회한 이유는 아이폰에 챗GPT를 넣는 방식에서 한계를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OS와 하드웨어를 완전히 통제해야 종합적인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스마트폰은 사용자의 실시간 상태를 포착할 수 있는 유일한 기기이며, 이는 AI 에이전트의 추론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입력값"이라고 분석했다.

오픈AI가 내놓는 스마트폰은 애플리케이션(앱) 대신 AI 에이전트가 중심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용자가 여러 앱을 오가며 탐색하는 대신, AI 에이전트가 택시 호출, 음식점 예약, 이메일 관리, 검색, 메시지 작성 등 다양한 유형의 작업을 능동적으로 맡는 방식이다. 계획이 현실화하면 스마트폰 패러다임이 앱에서 AI 에이전트로 바뀔 수 있다. 올트먼 CEO는 최근 자신의 SNS에 "OS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본격적으로 다시 생각해 볼만한 시점"이라고 했다.

오픈AI의 스마트폰 출시는 애플과의 관계를 전면 경쟁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024년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AI 음성비서 '시리'에 챗GPT를 적용했고 동맹 관계를 형성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시리에는 구글 제미나이를 탑재하기로 했고, 오픈AI는 2025년 5월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AI 기기 개발 스타트업 '아이오(io)'를 65억달러에 인수하며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로이터는 "오픈AI가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애플, 삼성전자와 정면으로 맞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트먼 CEO는 작년 12월 "진정한 경쟁은 구글이 아닌 애플과 벌어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파이어폰(아마존)과 윈도우폰(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를 보면 빅테크 기업이 자체 스마트폰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면서도 "누군가 우리에게 AI 기기를 휴대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그것은 오픈AI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테크크런치는 "챗GPT의 주간 사용자 수가 10억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제품은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오픈AI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