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임직원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방부 기밀 업무에 자사 인공지능(AI) 모델을 제공하기로 했다.
2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디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은 국방부의 기밀 업무에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해당 계약은 국방부가 모든 합법적인 목적 범위에서 구글의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 요청 시 구글이 AI 안전 설정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계약서에는 AI 시스템이 인간의 감독 없이 국내(미국) 대규모 감시나 자율 무기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양 당사자는 이러한 용도로 사용돼선 안 된다는 데 동의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다만 이번 계약이 정부의 합법적 운영상 의사 결정을 통제, 거부할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독립 싱크탱크 법·AI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찰리 불록 변호사는 디인포메이션에 이 같은 계약서 문구는 단순히 양측이 대규모 국내 감시와 자율 무기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동의한다는 뜻일 뿐, 이를 어기더라도 계약 위반이 되지는 않아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설명했다.
구글 공공 부문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국가 안보를 지원하기 위해 AI 서비스와 인프라를 제공하는 첨단 AI 연구소·기술·클라우드 기업 컨소시엄의 일원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AI가 적절한 인간의 감독 없이 국내 대규모 감시나 자율 무기 개발에 사용돼선 안 된다는 민·관 합의를 계속해서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앞서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기밀 업무에서 제외한 뒤 대체 모델을 검토해왔다. 이번 계약으로 국방부는 오픈AI의 챗GPT, xAI의 그록에 이어 제미나이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구글 내부에서는 반발도 적지 않았다. 구글 임직원 600여 명은 전날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AI 기술을 기밀 군사 목적 활용에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계약 중단을 요구했다. 해당 서한에는 딥마인드와 클라우드 부문 직원뿐 아니라 일부 임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2018년 드론 영상 분석에 AI를 활용하는 미 국방부의 '프로젝트 메이븐'에 참여하려 했으나, 직원들의 반발 끝에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