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평균급여가 2024년보다 7% 넘게 올랐다고 하지만, 일반직군은 체감이 잘 안 됩니다. 실제로는 전년도보다 3% 정도 오른 것 같습니다."
최근 KT(030200) 내부 일반직군 직원들 사이에서 이 같은 하소연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회사 전체 평균급여는 2024년보다 7.27% 뛰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체감할 수 없다는 직원들은 이같이 하소연합니다. 발표된 평균급여 증가율은 전 직원의 임금이 일제히 오른 결과라기보다 개발자 중심의 정보기술(IT)·인공지능(AI) 인재 우대 효과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T 직원의 전년대비 평균급여 증가율은 2023년 3.88%, 2024년 2.8%를 기록한 뒤 지난해 7.27%로 높아졌습니다. 2년 연속 2~3%대에 머물던 전년대비 평균급여 증가율이 작년에만 유독 크게 뛴 것입니다. 숫자만 보면 전 직원 보수가 큰 폭으로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배경으로는 지난해 4월 김영섭 전 KT 대표 체제에서 신설된 개발자 중심의 IT직군이 거론됩니다. KT는 이 직군의 최고 직급인 '책임'에 한해 연봉 상한선을 없앴습니다. 일반직군은 집급체계가 5단계지만, IT직군은 직급 체계가 책임·선임·전임 3단계입니다. 일반직군은 직급과 경력에 따라 연봉 상한이 설정돼 있지만, IT직군은 고연봉 인재 영입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T에 IT직군으로 입사한 인원은 700명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일반직군의 평균급여가 전년보다 3% 올랐다고 가정해도 IT직군의 보수 수준은 높게 추정됩니다. 2024년 KT 직원 평균급여 1억1000만원에 3% 인상률을 적용하면 일반직군의 2025년 평균급여는 약 1억1330만원으로 추산됩니다. KT 전체 직원 1만4701명 중 IT직군을 700명으로 보면 일반직군 수는 1만4001명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일반직군 급여총액을 계산하면 약 1조5863억원입니다. 2025년 KT 전체 직원 평균급여 1억1800만원에 전체 직원 수 1만4701명을 곱한 전체 급여총액은 약 1조7347억원입니다. 여기서 일반직군 급여총액을 빼면 IT직군 급여총액은 약 1484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이를 IT직군 700명으로 나누면 IT직군 1인당 평균급여는 약 2억1200만원이 됩니다. KT 전체 직원 평균급여(1억1800만원) 대비 약 80% 많은 수준입니다. 일반직군과 IT직군간 연간 평균급여 차이가 1억원 가까이 발생하는 겁니다.
물론 이 계산은 사업보고서상 평균급여와 직원 수를 바탕으로 한 단순 추정입니다. 실제 IT직군 인원 수와 일반직군 평균급여 인상률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직군에 3% 안팎의 인상률을 적용해도 IT직군 보상 수준이 전체 평균을 상당 폭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내부 소외감의 배경을 설명하는 단서는 될 수 있습니다.
KT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일반직군 소속 박모씨는 "일반직군과 IT직군간 급여 차이가 너무 커서 내부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일반직군이 IT직군으로 이동하려면 인사위원회 소집 같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 사실상 직군 이동은 불가능하다"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직원 이모씨는 "IT직군은 차장급이 임원연봉을 받을만큼 편차가 크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IT직군 규모가 커지면 이러한 흐름은 더 강화될 전망입니다. KT는 개발자 중심 IT직군 신설에 이어 올해 2월 AX(AI 전환) 직무 채용 전담 조직인 '테크 리크루팅 센터'를 꾸렸습니다. 올해도 세 자릿수 규모의 AX 핵심 인력 채용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통신사들의 AI 인재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면 회사 전체 평균급여는 오르지만, 일반직군 직원들이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현상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로도 번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의 평균급여 증가율은 일반직군 전체의 급여가 일제히 오른 결과라기보다 AI·개발자 인재를 우대하는 보상 체계와 인력 재편이 맞물린 결과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면서 "통신사들의 AI 인재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면 비슷한 흐름이 다른 회사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KT 관계자는 "IT직군과 일반직군의 임금 체계는 동일 기준으로 적용됐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