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3개 계열사 연합 노조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소속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재차 중단되며 파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회사 측의 '업계 최고 보상 제안'에도 교섭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특별 포상 등을 통해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을 넘어서는 보상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제도 변경을 통한 영구적인 상한선 폐지를 주장하며 협상이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2026년 임금협상 교섭 과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업계 1위가 되면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에게 경쟁사 대비 동등 수준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특별 포상'을 (노조에) 제안했다"며 "향후에도 올해와 같은 수준의 경영성과 달성 시 특별 포상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메모리 사업부는 '다' 등급 직원 기준으로 경쟁사 동등 수준 이상의 성과급 지급률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경영성과가 개선될 경우 OPI 50% 외에 추가로 25%를 지급, 최대 75%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다.

OPI는 소속 사업부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하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다. 사측의 제안을 살펴보면 DS부문 직원들은 기존 OPI 제도의 50% 상한선을 넘어서는 성과급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기 위해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 13%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으로 현행 경제적부가가치(EVA)가 아닌 영업이익 10%를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이를 상회하는 비중이라는 주장이다.

SK하이닉스와 동일하게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할 경우 직원수가 더 많은 메모리사업부 소속 직원들의 성과급 지급률이 더 낮아질 수 이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 외에도 총 6.2%의 임금 인상률(기본 4.1%·성과 2.1%)와 최대 5억원의 직원 주거안정 지원 제도 도입, 자녀출산경조금 상향, CL별 샐러리캡 상향 등의 복지 혜택 패키지도 추가로 제안했다.

6.2%의 임금 인상률은 최근 3년 평균 인상률인 4.8%를 상회한다. 주거 안정 지원 제도의 경우 연 1.5% 금리로 10년간 분할 상환할 수 있어 주거비 부담까지 낮출 수 있다. 출산경조금은 기존 30만원·50만원·100만원에서 100만원·200만원·500만원으로 최대 5배 확대를 제시했다.

사측의 이같은 제안에도 노조는 성과급 제도 변경을 통해 영구적으로 성과급 상한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영업이익 10% 재원을 '부문 40%, 사업부 60%' 비율로 배분하되, 적자 사업부는 부문 지급률의 60%만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도화해 달라며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사업부별 이익 배분 방식으로 제도를 변경할 경우 메모리 사업부를 제외한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들은 기존보다 낮은 성과급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조합 요구안을 2025년 OPI 지급률에 대입해 보면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 지급률은 47%에서 11%로 떨어진다"고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직원 전체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조합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합의점을 도출하고자 최대한 노력했으나, 교섭이 중단되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2026년 임금협상이 빠른 시일 내에 타결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