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가격은 고객분들이 약간의 예산을 더 들이면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범위를 형성하고자 계속해서 노력 중입니다. 액정표시장치(LCD) TV의 경우 하드웨어는 중국 등 경쟁사와 동일할 수 있지만, 화질을 만들어 내는 알고리즘에서는 LG전자가 강점이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나은 성과를 내겠습니다."
백선필 LG전자 디스플레이 고객경험(CX)담당(상무)은 25일 서울 양평동 그라운드220에서 '2026년형 TV 신제품 설명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올레드 TV의 가격대를 합리적 수준으로 형성해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LCD TV 영역에서는 품질을 통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올해 제품에 '올레드의 대중화, LCD의 고급화' 전략을 어느 때보다 뚜렷하게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 접근성을 확대해 적자 행보를 끊어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읽힌다는 것이다. LG전자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본부는 작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7509억원에 달한다.
◇ 가격 낮춘 올레드 TV… 업계선 '파격' 평가
올해 신제품은 크게 OLED TV인 'LG 올레드 에보(evo)' 라인업과, LCD TV인 'LG 마이크로 RGB 에보' 제품군으로 구성된다. LG 올레드 TV 신제품은 다시 '올레드 에보'(모델명 G6·C6)와 '올레드 TV'(모델명 B6)로 나뉜다. 42형부터 97형까지 업계 최다 수준으로 크기를 다양화했다. 국내 출하가는 ▲65형 329만(B6)~379만원(C6) ▲77형 569만(B6)~870만원(G6) ▲83형 790만(B6)~1300만원(G6)이다. 현재 국내를 시작으로 세계에 순차 출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과 비교해 최고가 범위가 65형은 80만원, 77형은 30만원 정도 싸졌기 때문이다. 최저 가격대도 77형은 약 70만원, 83형은 약 130만원 내려왔다. 이에 따라 LCD TV 프리미엄 제품과 올레드 TV 하위 모델의 가격 격차도 줄었다. LG전자의 LCD 상위 모델(2025년형 QNED)에서 10~30% 정도만 더 부담하면 동일한 크기의 올레드 TV를 구매할 수 있는 구조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 폭등과 중동 지역 무력 충돌 등으로 TV 부품·소재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LG전자는 이런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낮추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올레드 TV에서는 가격대를 낮춰 대중화를 노렸다면, LCD TV는 고급화가 키워드다. LG전자는 자사 첫 마이크로 RGB TV를 올 상반기 내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TV 시장 성공 공식인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을 반영한 100형 모델이 포함된다.
마이크로 RGB는 LCD 패널 후면 광원인 백라이트를 기존 백색 대신 빛의 삼원색인 적색(Red)·녹색(Green)·청색(Blue)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한다. LED 칩 크기도 줄여 선명한 화면을 구현하는 게 특징이다. 높은 밝기를 구현할 뿐 아니라 색 자체를 잘게 제어해 현존 'LCD TV 기술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TCL·하이센스 등 중국 TV 업체들은 마이크로 RGB보다 기술 난도가 낮은 '미니 RGB'를 출시한 상태다. LG전자는 중국 제품보다 LED 칩 크기를 더 작게 만들어 마이크로 RGB TV를 구현했다. 각각의 LED 칩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도 갖췄다. 올레드 TV와 동일한 듀얼 인공지능(AI) 엔진 기반의 3세대 알파11 프로세서가 장착된다. 백 상무는 "올레드 TV에 적용된 정밀 광원 제어 기술력을 프리미엄 LCD TV에도 확장한 것"이라며 "LG전자가 가지고 있는 '올레드 화질 DNA'를 적용해 LCD TV의 한계를 뛰어넘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 프리미엄 기능 강화… 9㎜대 초슬림 TV도 출격
LG전자는 올해 올레드 TV 신제품의 가격대를 낮추면서도 프리미엄 기능은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올레드 에보(G6·C6) 신제품의 화면 밝기는 일반 올레드 TV(B6 모델) 대비 최대 3.9배다. 빛을 소멸시키는 기술이 적용된 초저반사 디스플레이도 탑재했다. 업계 최초로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인터텍(Intertek)의 '리플렉션 프리 프리미엄' 인증을 받았다. 백 상무는 "어떤 환경에서도 완벽한 블랙과 색상을 제대로 표현해 몰입감을 높여준다"고 했다.
AI 기능도 진일보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과 구글 제미나이 등 다양한 AI 모델이 적용돼 있다. 이를 통해 아트 콘텐츠 서비스인 'LG 갤러리 플러스'(LG Gallery+)에서 그림과 배경음악을 생성할 수 있다. 또 검색 키워드와 맞춤형 콘텐츠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AI 컨시어지'를 비롯해 ▲서치 ▲챗봇 ▲맞춤 화면∙사운드 마법사 ▲보이스 ID 등도 제공한다.
올해 올레드 TV의 최상위 제품으로는 'LG 올레드 에보 W6'를 마련했다. 연필 한 자루 정도의 두께(9㎜대)에 스피커를 포함한 모든 부품을 내장한 월페이퍼 TV다. 4K 화질과 165㎐ 주사율의 영상을 무선으로 받아 재생할 수 있다. 셋톱박스 등 주변 기기를 선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돼 디자인적으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제품은 올 상반기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백 상무는 "올레드 에보 G6보다 W6가 상위 모델"이라면서도 "G6와 비교해 W6 가격이 매우 높지는 않아 '충분히 구매를 고려할 수준'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올해 '올레드 대중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사업 구조상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백 상무는 "1년에 통상 TV가 세계에서 2억대 정도 팔리는데, 올레드는 생산량 자체가 1000만대에 그친다"며 "패널 생산량의 한계가 있어 올레드를 대중화한다고 해도 지금 단계에서는 확장에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G전자는 그럼에도 올레드가 가진 고유 가치와 품위를 지속적으로 넓혀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