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택시 호출 플랫폼 우버가 미국 전기차 기업 루시드 모터스,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누로와 공동 개발한 로보택시(Robotaxi·자율주행 택시)를 5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처음 공개했다. 로보택시 분야 선두주자인 웨이모의 기세에 밀려 주가가 부진했던 우버가 직접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로보택시 개발과 운행에 나서면서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차량은 시제품이 아닌 양산을 목표로 한 모델로, 도로주행 시험을 거쳐 검증을 마치는대로 루시드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우버는 이르면 연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루시드 전기차 기반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우버는 루시드에 3억달러(약 4300억원)를 투자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래비티' 2만대를 배치하기로 했고, 3사는 지난 7개월 동안 누로의 자율주행 시스템과 우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로보택시를 함께 개발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로보택시 산업이 언젠가 "1조달러(약 14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홍콩, 일본 등 10개 지역과 국가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고 했다.
이날 엔비디아도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엔비디아의 첫 자율주행 차량을 올해 출시한다"며 "미국은 올해 1분기, 유럽은 2분기, 아시아는 3~4분기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플랫폼 '알파마요'도 공개하면서 "최초의 생각하고 추론하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라고 소개했다. 이 기술은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에 탑재된다.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실제 양산차에 적용돼 도로를 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까지 로보택시 시장에 참전하면서 업계에서는 올해가 로보택시 상용화 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소유한 웨이모(Waymo)와 중국 바이두 등이 시장의 포문을 열었고, 테슬라, 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 우버 등이 후발주자로 가세하면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로보택시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250억달러(약 36조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추정했다.
로빈 리 바이두 최고경영자(CEO)는 "로보택시 산업이 마침내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량 서비스를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충분히 늘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실제 바이두의 '아폴로 고' 로보택시는 2024년 말을 기점으로 대당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바이두는 현재 중국 우한에서만 1000대가 넘는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고, 우버와 협력해 올해 영국 런던에서 로보택시 시범 운행에 나선다.
자율주행 기술은 피지컬 AI 구현을 앞당길 대표 분야이기도 해서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강자들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드는 엔비디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까지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피지컬 AI는 단순히 묻는 말에 대답하는 AI가 아닌 '행동하는 AI'로, 현실 세계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작동하는 AI를 의미한다. 황 CEO는 "미래에는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행을 하게 될 것이고, AI에 의해 작동될 것"이라며 "로보택시가 가장 거대한 로보틱스 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로보택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2027년 레벨4(완전 무인 자율주행)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세웠고, 관련 기업들도 시범 단계를 넘어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강남구에서 운영 중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심야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올해 1분기 중 평일 낮 시간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휴맥스모빌리티와 포니링크의 자회사 퓨처링크, 택시 호출 플랫폼을 운영하는 코나투스는 6일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 추진을 위한 협략을 체결했다. 3사는 전국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로보택시가 대중화되기까지는 규제 외에도 극복해야 할 기술적 한계가 아직 많다. 웨이모 로보택시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규모 정전 사태 때 일제히 멈춰섰다. 신호등이 꺼지고 매뉴얼에 없는 사태가 발생하자 운행이 중단된 것이다. 이어 홍수 경보가 발령된 크리스마스에도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당시 일부 차량이 교차로나 도로 한가운데 멈춰 서면서 교통 체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차량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문제도 로보택시의 한계로 지목된다. 미국에서는 로보택시의 뒷문을 닫아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신종 직업까지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 개입 없이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향후 로보택시 시장에서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