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10나노급 5세대 DDR5./SK하이닉스 제공

서버와 PC, 모바일에 활용되는 범용 D램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의 범용 D램 영업이익률이 70%를 상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범용 D램 수요가 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 능력이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집중되고 있어,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 내년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 계약을 확정한 가운데, 범용 D램 수익성도 가파르게 개선되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범용 D램 공급 부족 여파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범용 D램 영업이익률이 7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범용 D램 영업이익률이 70%를 넘어서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1995년 이후 약 30년 만이다. 1995년 개인용 컴퓨터(PC) 보급 확대와 맞물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95'가 전격 출시되면서 D램 시장의 초호황기를 이끈 바 있다. 당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D램 영업이익률은 70%를 상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993~1996년 D램 영업이익률이 70%를 넘는 호황기를 겪은 이후, 30년 만에 또 다시 호황기를 맞았다. 올 연말 서버용 D램의 영업이익률은 70%가 될 전망"이라며 "공급 부족 장기화 조짐으로 내년 1분기도 가격 강세가 이어진다면, 범용 D램도 영업이익률이 70%를 넘을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뿐만 아니라 내년 서버와 PC, 모바일 등 범용 D램 공급 물량까지 사실상 판매가 완료됐다고 밝힌 만큼 생산 능력이 제한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의 생산 능력 확대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신규 증설 중인 평택캠퍼스 4공장(P4) 라인도 HBM 생산에 대부분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마이크론은 범용 D램 수요에 맞춰 생산 계획을 일부 수정했지만, 급증하고 있는 수요를 충족하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픽=정서희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M15x, 삼성전자 P4 등 신규 팹도 주로 HBM용으로 활용돼 범용 D램 생산 능력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HBM을 제외한 D램 시장도 구조적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 내년 HBM4 공급 계약을 확정한 가운데, 범용 D램 등의 수익성이 제고되면서 내년도 영업이익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의 공급망 진입이 예상되면서 HBM4 단가 인하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공급 협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50조2460억원에서 68조7301억원으로 약 36% 상향 조정됐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과거 대량 생산한 뒤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사전 계약을 통해 확보된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수익성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D램 공급 제한이 약 2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여 SK하이닉스의 실적도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