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노동조합이 실적 악화 속 진행된 대규모 분사 계획에 반대하며 공동대표 체제 해체를 요구했다. 노조는 회사 경영진이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엔씨소프트지회는 28일 경기도 성남 판교 R&D센터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분사 계획을 철회하고 고용 안정을 보장하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같은 날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엔씨소프트의 분할계획서가 찬성률 99%로 통과됐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2월까지 쓰론 앤 리버티(TL), LLL, 택탄(TACTAN) 개발팀과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조직을 각각 4개의 자회사로 분사해 출범시킬 계획이다.
노조는 박병무 공동대표를 향해 “권고사직과 분사를 주도한 책임이 있다”며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송가람 지회장은 “박 대표는 구조조정을 실행하고 성과보수를 챙긴 뒤 회사를 떠날 것”이라며 “분사 이후에도 주요 결정권은 본사가 유지한다는 점에서 자율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분사는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시리즈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경영 전략을 비판했다. 송 지회장은 “박 대표가 분사 설명회에서 비(非)리니지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의심하는 발언을 했다”며 “내부 경고에도 불구하고 변화에 무능했던 경영진이 지금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빈카운터(단기 재무 성과만 추구하는 경영진)로 가득 찬 회사에는 더 이상 철학이나 비전이 없다”고 덧붙였다.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도 “실적 부진은 있을 수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 직원들의 희생만 요구하는 분사는 잘못된 선택”이라며 김택진 공동대표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