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올 3분기에도 합산 영업이익 1조를 달성했다. 올 1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통신 3사는 수익성을 발판 삼아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통신 매출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둔화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요금 압박으로 향후 통신 3사의 통신 서비스 수익 증대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8일 각 사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올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434억원으로 집계됐다. 3사의 합산 매출액은 15조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333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4조5321억원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의 가동률이 꾸준히 오르면서,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KT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6546원, 영업이익 46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4.2% 늘었다. KT그룹의 연결 매출은 콘텐츠 자회사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그룹사를 제외한 별도 매출은 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임금협상에 따른 비용이 올 2분기에 조기 반영된 영향으로 늘었다.
LG유플러스는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8013원, 영업이익 24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2%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신규 내부 통합전산망 ‘유큐브’ 구축에 따른 무형자산 상각 비용 발생에 따라 줄었다.
통신 3사는 수익성을 바탕으로 AI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오는 12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적용된 AI 데이터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AI 비서인 ‘에이닷’에 퍼플렉시티, 챗GPT, 클로드 등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적용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에이닷 멀티 LLM 서비스 PC 버전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2030년 AI 매출 비중 35%를 목표로 두고 있다. 2022년 기준 AI 관련 매출 비중은 9%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해 한국형 특화 AI·클라우드를 개발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는 MS와 합작 법인을 출범해 고객사의 AX(AI 전환)를 돕는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KT는 AICT(AI+IT) 기업 구조로 전환을 가속화 해 2028년까지 AI 매출 비중을 지난해 대비 3배 늘린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자체 AI 모델인 ‘익시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에는 AI 통화 에이전트인 ‘익시오’를 출시해 가입자들에게 보이스피싱 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을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고객사가 AI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업데이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2028년까지 AI에 2~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3사가 AI에 집중하는 이유는 통신 서비스 매출 성장률이 점차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통신 3사 5G 가입자는 3423만5065명으로 전월과 비교해 0.7%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여기에 정부의 통신비 인하 요청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5G 중저가 요금제도 지속해서 내놓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3사의 통신 매출의 비중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올해 3분기 SK텔레콤의 유·무선 통신 서비스 매출은 3조2032억원, KT는 3조530억원, LG유플러스는 1조5465억원이었다. 전체 매출 대비 각각 70.7%, 45.9%, 40.7%의 비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통신 분야에서의 통신 3사의 경쟁이 본격화 할 것”이라며 “AI·클라우드 등 신산업 분야에서 승기를 잡는 통신사가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