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본부 본부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에 진행한 'KT IPTV 서비스 설명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KT 제공

“KT는 세계 최초로 8K 인터넷TV(IPTV) 서비스를 구현해 시장을 선도하려 한다. 아직 8K 화질 콘텐츠가 많이 나오지 않아 업계가 주저하고 있지만, IPTV 시장 1위 기업으로서 선제적인 진출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년 미디어 부문 매출 목표치로 정한 5조원 달성은 유료방송 시장이 어려운 만큼 쉽진 않겠지만 노력 중이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본부 본부장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에서 진행한 ‘KT IPTV 서비스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KT는 8K(7680×4320 픽셀) 화질을 적용한 IPTV 셋톱박스인 ‘지니 TV 셋톱박스 4′를 공개했다. 지니 TV 셋톱박스는 방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튜브 콘텐츠를 인공지능(AI)이 8K 화질로 개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8K는 현존 최고 수준으로 4K UHD(3840×2160 픽셀)보다 4배 더 높은 화질을 자랑한다.

현재 8K 화질 콘텐츠가 부족한데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TV 가격도 비싸 관련 시장은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에 따르면 올해 전체 TV 패널 출하량 2억3190만대에서 8K 패널 비중은 0.1%로 전년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본부장은 “85인치 이상 대형 TV 선호도가 늘고 있고, 8K TV 가격도 많이 낮아져 점차 일반에도 확산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내년 미디어 부문 매출 목표인 5조원 달성은 업황 악화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수는 2092만590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IPTV 가입자 증가율이 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최광철 KT 미디어기획담당 상무는 “유료방송 시장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라, KT스카이라이프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자체 IPTV 콘텐츠의 시청률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지만 주문형비디오(VOD) 조회수는 크게 늘고 있다”며 “5조원이라는 숫자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사업의 전체적인 구도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KT는 IPTV AI 서비스를 통한 개인화된 경험으로 가입자 확대를 노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센서가 적용된 지니 TV 셋톱박스는 주변 환경에 따라 밝기와 볼륨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AI가 영화, 드라마, 뉴스, 음악, 게임, 스포츠 등 콘텐츠 장르에 따라 사운드를 최적화하고 ‘목소리 강조’ 기능으로 대사를 더욱 선명하게 들려주는 기능도 갖췄다. TV 주변의 가전을 음성을 통해 제어하고, 현재 날씨·계절·시간대에 맞는 TV 배경화면도 만들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이동통신사로서 고객들의 다양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시청자가 만족할 수 있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업으로 IPTV의 AI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아직 공개는 어렵지만 MS와 협업해 IPTV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