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86% 할인. 주말 특가 오늘 종료합니다.” ”시크릿 혜택 도착! 망설이면 늦어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최근 멤버십 혜택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멤버십을 활용한 상품 구매 링크 등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거나, 유효기간이 있는 할인 쿠폰을 사용하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요.
최근 MC 유재석과 영화배우 이제훈 등도 유튜브 ‘뜬뜬’에 출연해 “통신사 할인이 조금씩 박해지고 있는 것 같다. 요금은 요금대로 내는데, 해마다 혜택은 줄고 포인트를 쓸 곳도 너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수만명의 구독자들은 “제일 공감가는 부분”이라며 통신사 멤버십 관련 불만이 이어졌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멤버십 혜택 축소와 관련해) 혜택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오해가 생긴 부분이 있다”며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제휴처를 다양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T데이’, KT는 ‘달.달.혜택’, LG유플러스는 ‘유플투쁠’을 내세워 각각 10월 멤버십 혜택 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식당,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할인 및 지역 공산품 판매, 명품 브랜드 직구 등 분야도 다양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올 들어 주 1회 정도 멤버십 혜택 알림 문자메시지를 보내던 통신사가 10월 들어서는 거의 매일 알림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2020년 출범한 AI 기반 폐쇄형 커머스 ‘T딜(T-deal)’을 통해 관련 내용을 고객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T딜은 SK텔레콤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고 고객의 구매 가능성을 예측해 타깃을 설정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T딜은 SK텔레콤과 광고매체 판매 대행업을 하는 관계사인 인크로스가 선보인 문자메시지 기반 광고 상품으로, 상품이 판매되면 인크로스가 수수료를 받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는 고객도 적지 않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15년 동안 SK텔레콤을 이용했다는 한 고객은 “문자메시지를 잘 확인하지 않는데 요즘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최대 2건씩 핫딜 관련 메시지를 통신사로부터 받는다. 스팸 메시지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KT의 경우 모든 가입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달.달.혜택’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달 선보이는 달콤한 혜택’이라는 뜻으로, 매월 15일부터 말일까지 약 2주 간 원하는 제휴사 혜택을 골라 사용하는 ‘달달초이스’, 여러 제휴 혜택을 중복해 사용할 수 있는 ‘달달스페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주는 ‘달달찬스’까지 3가지 혜택을 제공합니다. 식비 절약 등 이른바 ‘짠테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고객들의 실생활 활용 후기가 자주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만 초기와 달리 요즘에는 ‘○○ 커피 외에는 쓸 곳이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부터 ‘U+멤버십’ 플랫폼을 통해 ‘유플투쁠’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혜택에 혜택을 한번 더 제공해준다’는 의미인데요. 타사와 또 다른 점이 있다면 마이데이터 앱 ‘머니Me(머니미)’를 통해 이용자가 쓰지 않거나 놓친 멤버십 혜택을 돌려주고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제휴 브랜드에서 결제 후 멤버십 할인을 깜빡한 경우 머니미 앱에서 할인액과 동일한 금액을 ‘머니’라는 포인트로 돌려받는 식”이라며 “멤버십 할인 외에 출석체크 등 미션을 수행하면서 머니를 추가로 얻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통신사들의 멤버십 혜택은 생색내기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고객 니즈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10월 국정감사를 의식한 움직임이라는 것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중 KT가 홀로 증인으로 채택돼 독박을 쓴 모습이지만, 타사들도 통신비 인하 이슈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면서 “조금이라도 지적을 덜 받기 위한 눈속임처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국회 과방위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전통적 혜택 중 영화관 무료 예매 혜택 등은 과거보다 최대 12.5%로 줄었습니다. SK텔레콤은 2021년 연 6회였던 영화관 무료 예매 혜택을 연 3회로, KT는 2019년 연 12회에서 연 6회로, LG유플러스는 2017년 연 24회에서 연 3회로 감소했습니다.
이정현 의원실 관계자는 “약정기간 통신요금의 대가로 지급·운영되는 멤버십 제도가 정작 소비자의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통신 3사가 제도를 개선하도록 지적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