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발 글로벌 IT 대란으로 멀티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멀티 클라우드는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특정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전체 시스템이 중단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AWS(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의 클라우드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는 33%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하지만, 2022년 2분기와 비교하면 1%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MS의 애저(Azure)는 20%, 구글 클라우드는 1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각각 지난해 대비 2%P, 1%P 상승했다. 이는 2022년과 비교했을 때 MS는 3%P, 구글은 2%P 오른 수치다.
MS와 구글의 점유율 증가는 AWS 대신 중소형 클라우드 서비스의 점유율을 흡수한 결과다. 기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올 2분기 시장 점유율은 37%로, 1년 전 39%에서 2%P 감소했으며, 2년 전과 비교하면 4%P 줄었다.
AWS, MS, 구글 모두 최근 몇년 간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선 기업들의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업들이 AWS, MS, 구글 등 단일 서비스에 더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멀티 클라우드 도입 시 기업들이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그에 따른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가 이러한 빅3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시장 장악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782억달러(약 103조8574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AI 관련 투자에 집중됐다. 현재 글로벌 AI 시장은 MS를 필두로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이 이끌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말 발표한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2021년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는 7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AWS, MS, 구글은 이미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 후발주자들이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었다”며 “멀티 클라우드가 주목받고 있지만, 이들 3대 클라우드 업체들의 시장 지배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은 지역 및 분야별 특화 서비스를 통한 틈새 시장에서 기회를 찾는 방법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