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포털 ‘다음’이 이달 마이크로소프트(MS) ‘빙’에 국내 검색 시장 3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빙을 포함해 네이버, 구글 등의 포털은 인공지능(AI)으로 편의성을 높인 검색 기능을 내놓고 있지만, 다음은 아직 관련 기능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17일 웹로그분석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다음의 인터넷 검색 시장 점유율은 올 1월 1일 4.64%에서 이달 15일 3.45%로 1.19%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빙의 점유율은 올 1월 1일 1.79%에서 이달 15일 3.99%로 2.2%P 증가했다. 2010년 1월 인터넷트렌드의 국내 인터넷 검색 시장 점유율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다음과 빙의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지난해 빙은 MS의 생성형 AI 비서인 ‘코파일럿’을 검색 기능에 적용했다. 코파일럿은 이용자의 명령으로 웹페이지나 각종 문서 자료를 요약·분석하는 기능을 갖췄다. 웹에서 최신 정보를 실시간으로 학습해 최근에 나온 뉴스나 새로운 이슈에 대한 답을 즉각 내놓을 수 있다.
반면 다음은 아직까지 AI 검색 기능을 포털에 적용하지 못한 상태다. 카카오 내 다음 포털 사업을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이 생성형 AI 기반 검색 기능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나 아직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새로운 검색 서비스와 관련해 기술적·사업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PC 통합 검색창에 AI 검색 서비스인 ‘큐:’를 탑재한 후 검색 점유율이 10개월 만에 60%대를 회복했다. ‘큐:’는 복잡하고 긴 질의를 대화하듯 입력하면 AI가 원하는 결과를 요약해 답한다. 쇼핑과 로컬(지역) 등 맞춤형 서비스까지 연결해주는 게 특징이다.
구글은 지난 5월 자체 생성형 AI인 ‘제미나이’를 포털 검색에 적용했다. 제미나이는 복잡한 질문에 답할 수 있고 검색 결과를 이미지, 동영상 등의 형태로 보여준다. 사진 속 정보를 AI가 분석해 이용자에게 알려준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빅테크의 AI 공세에 토종 검색 엔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며 “당장 네이버, 카카오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를 압도할 수는 없겠지만 특화된 AI 모델을 만들고 점유율을 지켜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