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흥 소비층으로 떠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최근 럭셔리 유통계의 ‘큰 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 Z세대가 지출하는 연간 소비 규모는 4조위안(751조원)에서 오는 2035년까지 16조위안(300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적 명품 그룹 LVMH는 지난 22일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중국 알리바바 클라우드와의 파트너십을 5년 더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중국 내 소비자들에게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접근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측은 “알리바바 유통 플랫폼에서 쌓은 데이터 덕분에 주요 고객이자 소비층인 젊은 여성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가 모여있다“면서 ”(LVMH 소비자들에게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지난 2019년 시작됐습니다. 온라인 쇼핑과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이 활발한 중국의 젊은 고객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행보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LVMH의 중국 시장 매출은 성장세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품’과 ‘거래 취소’라는 고민거리가 생겼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업계에서 중국은 잡힐 것 같지만 잡히지 않는 시장”이라면서 “LVMH 역시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반품이라는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급증하는 중국인들의 반품으로 명품 브랜드가 타격을 입는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해 11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광군제·光棍節) 동안 알리바바그룹 티몰(중국 역직구 B2C플랫폼)에서 명품 브랜드 주문이 쏟아졌는데, 소비자들이 곧 대량으로 반품하거나 취소함에 따라 상품 가치가 최대 75%까지 증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LVMH가 소유한 마크 제이콥스는 반품률이 30%에서 43%로 급등했고, 끌로에, 랄프로렌, 멀버리 등이 반품 및 취소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LVMH가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다시 선택한 이유는 ‘생성형 AI’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싶기 때문입니다.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중국 클라우드 플랫폼이라면 이 같은 고민거리들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습니다.
실제 알리바바와 LVMH는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데이터 관리 도구인 ‘데이터핀(Dataphin)’을 ‘LVMH 아톰(ATOM)’ 앱에 적용시켰습니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관리하고, 고객 개인의 프로필 등에 맞춰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줍니다.
LVMH는 60여개에 이르는 명품 브랜드에서 중국 소비자의 취향을 찾아내기 위해 머신러닝(ML) 기술도 활용한다고 밝혔습니다. 가상의 세계에서 착용해보고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티몰 럭셔리 파빌리온(Tmall Luxury Pavilion)’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용밍(에디 우) 알리바바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파트너십을 통해 중국 소비자를 포함해 전 세계 LVMH 고객의 쇼핑 경험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