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메이트 프로 13.2./화웨이 제공

태블릿PC 시장 1·2위 기업인 애플과 삼성전자가 주춤한 사이 중국 화웨이·레노버가 출하량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8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태블릿PC 시장에서 애플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13.9% 줄어든 1201만대로 35.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시장 선두를 유지했지만, 점유율이 전년 대비 6.2%포인트(P) 감소했다. 2위인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 늘어난 680만대로 20.2%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20.1%)와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화웨이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70.2% 늘어난 273만대로 8.1%(3위)의 점유율을, 레노버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9% 늘어난 213만대로 6.3%(4위)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화웨이와 레노버의 합산 점유율은 10.2%에 불과했지만, 올 1분기에는 14.4%까지 늘었다.

올 1분기 태블릿PC 시장 점유율./카날리스 제공

업계 관계자는 “태블릿PC 출하량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면서 “불황을 틈타 화웨이와 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9월 ‘메이트 프로 13.2′를 37만원에 출시했다. 150만원 상당인 애플 아이패드 프로와 삼성 갤럭시탭 S9보다 4배 이상 저렴한 게 장점이다. 메이트 프로 13.2는 5.5㎜의 얇은 두께와 580g의 무게로 휴대성을 높였다. 13인치 아이패드 프로(682g)와 갤럭시탭 S9 울트라(735g)보다 가볍다. 최대 밝기가 600니트(nit)인 갤럭시탭 S9 보다 더 높은 1000니트를 구현했다.

레노버는 지난해 5월 ‘탭 M9′을 출시했다. 20만원대의 가격으로 HD(1080p) 화질에 돌비 애트모스 기술이 적용된 듀얼 스테레오 스피커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미디어텍 헬리오 G80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해 문서 작업, 이메일 전송에 쓰이는 애플리케이션(앱) 구동은 물론 게임까지 무리 없이 실행할 수 있다.

애플이 7일(현지시각) 공개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의 디스플레이./애플 제공

올해도 화웨이, 레노버는 다양한 기능이 적용된 태블릿PC 신제품으로 시장에서 점유율 높이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지난 7일 태블릿PC 신제품인 ‘메이트 패드 11.5S’를 공개했다. ‘페이퍼매트’ 무광택 필름을 화면에 적용해 빛 반사를 90% 이상 줄이고 실제 종이와 유사한 필기감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코닝사의 ‘고릴라 아머’ 강화유리를 적용해 내구성도 높였다. 화웨이는 메이트 패드 11.5S에 스마트폰 ‘퓨라 70′과 같은 ‘기린 9010′ CPU를 적용해 작업처리 속도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레노버는 7일 인도 시장에 태블릿PC 신제품인 ‘탭 K11′을 출시했다. 손 글씨를 텍스트로 변환해 주는 기능과 간단한 수학 공식 등을 자동으로 풀어주는 기능을 적용해 작업 편의성을 높였다. 7040mAh(밀리암페어시) 수준의 고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영상을 10시간 이상 연속 재생할 수 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비대면 회의를 위해 소비자들이 구매했던 태블릿PC가 노후화하면서 올해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태블릿PC 기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지닌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