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스마트폰 데이터 트래픽(정보의 이동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업계는 데이터 제공량이 많은 고가 요금제에서 중저가 요금제로 갈아타는 이용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이 줄면서 통신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스마트폰 전체 데이터 트래픽은 95만5445TB(테라바이트)로 전월 대비 6.6% 감소했다. 스마트폰 데이터 트래픽이 90만TB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스마트폰 데이터 트래픽은 지난해 10월 106만8709TB로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같은 해 11월 100만7068TB로 크게 줄어든 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 비중이 가장 큰 5G(5세대 이동통신) 데이터 트래픽(81만7204TB)은 6.3%, LTE(4세대 이동통신) 트래픽은 13만8225TB로 8% 줄었다.

최근 과기정통부는 3만원대 5G 요금제나 중간요금제 등이 출시되면서 2022년 6월 53%였던 7만원대 고가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올 2월 41%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5만원대 요금제 가입자는 24%에서 18%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정해진 데이터를 전부 사용하면 QoS(데이터 이용 속도)가 낮아져 스마트폰 트래픽도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5G 가입자 성장세가 둔화하는 것도 스마트폰 트래픽 감소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5G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16.9% 증가한 3280만8121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5G 가입자 증가율 34.1%의 절반 수준이다. 5G 가입자 증가율은 2020년 153.8%를 기록한 뒤 지속해서 줄고 있다.

올 1분기 통신 3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 1분기 SK텔레콤의 ARPU를 지난해 동기 대비 1.7% 감소한 2만9600원으로, LG유플러스의 ARPU는 8% 감소한 2만6400원으로 집계했다. KT의 ARPU는 3사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1.6% 오른 3만4300원으로 추산된다.

김병준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요금제 선택 범위가 확대되면서 가입자들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굳이 쓰지 않으려고 한다”며 “콘텐츠 품질이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 트래픽 사용량 자체는 늘겠지만 성장폭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