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세종=김민국 기자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통신 3사가 전환지원금에 대해 곤욕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전환지원금은 이동통신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통신사가 위약금 등의 비용을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할 수 있는 제도다.

강 차관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미디어데이에서 “전환지원금에 있어 통신사의 입장과 정부의 입장이 달라 조율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면서도 “통신사 입장에서는 곤욕스럽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시장이 고착화되는 것보다는 경쟁이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현재는 통신사들이 다양한 요금제 상품을 내며 경쟁하지 않고 있어, 이 부분이 활성화돼 편익이 국민에게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최대 50만원 지원을 골자로 전환지원금 제도를 시행했다. 그러나 통신 3사가 제시한 전환지원금은 3만~13만원 수준으로 정부가 발표한 최대 지원 금액(5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자 방통위는 지난달 22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 삼성전자 사장, 애플코리아 임원까지 긴급 소집해 상향 조정을 요청했다. 이에 통신 3사는 전환지원금을 최대 33만원까지 늘렸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 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번호이동 건수는 52만4762건으로 전월 대비 4.1%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1월과 대비해서는 오히려 6.3% 감소했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악화되고 있는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기금 수준을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ICT 분야 기금 운용 규모는 2조6324억원으로 전년 대비 4111억원(13.5%) 감소했다. 통신 3사가 5G(5세대 이동통신) 28㎓ 주파수 할당을 포기하면서, 기금의 주요 수입원인 주파수 할당 대가가 줄었기 때문이다. 강 차관은 “ICT 기금 감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현재도 차입을 통해 재정을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원 다양화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현재 남아 있는 3.7~4.0㎓(기가헤르츠) 주파수 할당에 관한 내용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차관은 5G 28㎓ 주파수를 지원하는 단말기 출시 문제에 관해서는 제조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5G 28㎓ 주파수를 할당받은 제4 이통사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등장했지만, 해당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는 단말기는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강 차관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과기정통부에서 지원하겠지만, 제조사들이 직접 해줘야 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해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출시를 추진 중인 위성 서비스 기업 ‘스타링크’에 대한 기간통신사업자 등록도 조만간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스타링크는 지난해 2분기 국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기간통신사업자 등록 심사를 진행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스타링크와 관련해 주파수 대역에 전파 감도 기준을 분석하는 작업이 남아있다”며 “검증단계가 거의 완료됐고, 심사 완료에 시간에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