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용산 사옥./뉴스1

LG유플러스가 알뜰폰망 회선(전체 알뜰폰망 회선에서 사물인터넷(IoT)을 제외) 수를 확대하며 1위 자리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유심 배달 서비스와 편의점 판매 등 알뜰폰 관련 사업에 주력한 것이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알뜰폰망은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자들에 빌려주는 망을 의미하며, 선불과 후불 요금제로 나뉜다. 이 중 선불 요금제는 필요한 만큼 미리 결제하고 정해진 양의 데이터나 통화를 이용한다. 국내에 여행 온 외국인이 사용하는 로밍 회선이 여기에 포함된다. 후불 요금제는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는 것으로, 내국인 대다수가 사용하는 이동통신 요금제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집계한 무선통신 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LG유플러스의 선·후불 요금제를 더한 휴대폰 알뜰폰망 회선 수는 357만6개로 지난해 7월 대비 9%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의 알뜰폰망 회선 수는 350만7424개로 7.4%, SK텔레콤의 알뜰폰망 회선 수는 177만132개로 4.4% 증가했다.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와 KT의 알뜰폰망 회선 수 격차는 7905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 1월에는 격차를 6만2582개까지 늘리며 LG유플러스가 앞섰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이전 자료를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는 작년 상반기 LG유플러스와 KT의 순위 역전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배달 대행 플랫폼 ‘바로고’와 제휴를 맺고, U+알뜰폰 공용 유심 ‘원칩’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2시간 내로 배송해주는 ‘지금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LG유플러스 제공

그동안 LG유플러스는 알뜰폰망 회선 늘리기에 박차를 가했다. 2019년부터 중소 알뜰폰 지원프로그램인 ‘U+MVNO 파트너스’를 시행하며 전국 2200개 LG유플러스 매장에 알뜰폰 유심카드 판매대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와 협력관계에 있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유심카드 판매 창구 역할을 했다. 2021년에는 알뜰폰 전용 유심인 ‘원칩’을 전국 이마트24 편의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배달 대행업체 바로고와 계약을 맺고 유심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망 회선을 늘려 시장 영향력과 수익성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통신 3사가 알뜰폰 사업자들에 받는 도매대가는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60%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도매대가는 통신 3사가 알뜰폰 사업자에 망을 빌려주는 대가로 수익 중 일부를 지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알뜰폰 회선이 증가할수록 이통사가 얻는 수익도 점차 늘어난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한번 정한 망을 자주 바꾸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에, 한 번 회선을 많이 확보하면 알뜰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MNO(통신사업자) 가입 회선에서 3위인 만큼 알뜰폰망 회선을 적극적으로 늘려 시장 영향력과 수익성을 키우려고 할 것”이라며 “2등인 KT가 MNO 가입 회선과 알뜰폰 가입 회선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을지 고민하는 사이 LG유플러스가 빠르게 회선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올 1월 무선통신 서비스 통계 현황은 휴대폰·IoT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집계됐다. 이전 통계는 사람과 사물 회선을 합쳐 공개했는데, 이를 구분해 서비스 가입 현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망 회선 수도 IoT 회선을 제외하고 다시 산출했다. 이 과정에서 KT의 알뜰폰망 후불 요금제 회선이 약 360만개, LG유플러스가 300만개가량 빠지며 순위가 뒤바뀌었다. 이번에 적용된 새로운 집계방식으로 LG유플러스의 휴대폰 알뜰폰망이 더 많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