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뿐 아니라 제품 개발 전 과정에서 피그마의 제품이 활용되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딜런 필드 피그마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그마는 디자이너를 위한 회사가 아니라, 엔지니어, 마케터 등 모든 팀원들을 위한 회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피그마에 따르면 실제 피그마 제품의 주간활성이용자수(WAU)의 3분의 2가 비(非)디자이너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피그마는 2012년 설립된 클라우드(가상 서버) 기반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다. 스마트폰·태블릿 등 다양한 IT 기기에서 사용하는 앱 UX·UI(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피그잼(FigJam), 피그마 디자인(Figma Design) 등이 대표 상품이다. 피그마는 전 세계 디자인 소프트웨어 1위 기업이다.
필드 CEO는 “피그마는 브레인스토밍·디자인·빌드 전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면서 “지난달에는 개발자들을 위한 데브모드(Dev mode)를 베타 출시했다”고 했다. 그는 “데브모드를 사용할 경우 개발자들이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도 더 줄어든다”고 했다.
그는 “IT 기업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피그마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자동차에서도 피그마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드 CEO는 “자동차 대시보드를 보면 과거에는 버튼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디지털 화면이 전부”라며 “이제는 거의 모든 조직에서 디지털 경험이 우선 순위가 되고 있는데, 피그마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피그마 역시 인공지능(AI)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피그마는 작년 11월 화이트보드 협업 툴 피그잼 기반의 새로운 생성형 AI 도구 제품군인 ‘피그잼AI’를 발표했다. 피그잼AI에서는 생성하고자 하는 내용을 말로 설명할 수 있는 텍스트 상자와 함께 브레인스토밍 세션 및 1대1 회의 플래너용 프롬프트(지시어) 등이 제공된다.
필드 CEO는 “피그마는 AI를 전체 플랫폼에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를 통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AI는 피그마 제품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기존 이용자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하도록 해줄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피그마의 추가 인수합병(M&A)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앞서 ‘포토샵’으로 유명한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는 피그마와 20조원대 규모의 합병을 추진했다. 그러나 두 회사의 합병이 경쟁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합병이 최종 무산됐고, 피그마는 어도비로부터 10억달러(1조30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받게 됐다.
필드 CEO는 어도비로부터 받은 위약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비즈니스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고, 더 큰 성장을 위해 돈을 쓰고 싶지 않다”면서 “피그마는 추가적인 전략적 합병에 대한 계획이 있고, 다른 회사를 인수할 계획도 있다”고 했다.
한편, 피그마는 지난해 7월 국내 IT 컨설팅 회사인 단군소프트와 세계 최초로 채널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필드 CEO는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디자인&데브 리더스 만남’ 행사를 위해 처음으로 방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