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MCS 전력량계 검침 업무./한전MCS 유튜브 영상 캡처

한국전력이 다음 달 검침기 회선 100만여개를 수주할 통신사를 모집한다. IoT(사물인터넷) 회선 수를 늘릴 수 있는 기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한전 검침기 회선을 대량 수주한 덕분에 가입 회선 수 기준 처음으로 KT를 제치고 통신업계 2위에 올라섰다. 일각에서는 KT도 2위 자리 탈환을 위해 사업 참여를 검토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다음 달 내 저압(가정용) 원격검침인프라(AMI) 6차 사업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당초 6차 사업 공고는 올 1월에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한전의 LTE(4세대 이동통신) 모뎀 관련 시험 일정으로 공고가 3월로 변경됐다. 공고는 40일간 진행되며 구매규격 평가, 가격 입찰 계약을 거쳐 사업자 선정 발표에 60일 정도가 소요된다. 본격적인 회선 설치는 올해 3분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LTE망을 가진 통신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곳만 참여할 수 있다. SK텔레콤 측은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차 사업에 참여했던 LG유플러스는 이번에도 참여 가능성을 높게 두고 검토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에만 한전 검침기 회선을 250만건 수주했다. 대량 수주 덕분에 지난해 9월 처음으로 KT를 가입 회선 수에서 제치고 2위 자리에 올랐다.

KT 역시 IoT의 수익성과 확장 가능성을 감안해 사업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KT는 한전 검침기 회선 수주에 대해 “수익성이 낮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KT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KT는 IoT 원격관제 분야에서 최저가 입찰로 월 1000원도 못 미치는 요금을 받으며 수백만 회선을 일시에 따내는 방식의 사업을 하진 않는다”고 했다.

LG유플러스는 한전 검침기 회선을 개당 660원에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5년 계약 시 가져갈 수 있는 회선 1개당 수익은 3만9000원선인데, LG유플러스가 각 가정에 제공해야 하는 단말기는 5만원선이다. 회선당 1만원가량 손실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수익성을 염두에 두고 고부가 회선 확대를 추진해왔지만 가입자 수 성장 둔화와 각종 규제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수익성이 크지 않은 회선 수도 확보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입 회선 수 경쟁을 떠나서라도, IoT 회선 수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업계가 인지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번 한전 검침기 회선 수주는 통신사 간 가입 회선 수 순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기준 SK텔레콤은 3127만5687개, KT는 1714만8300개, LG유플러스는 1849만4489개의 가입 회선 수를 보유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130만여개 차이로 KT를 앞서고 있는데, 100만여개를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 격차가 커진다. KT가 한전 검침기 회선을 확보하게 되면 LG유플러스와 벌어진 격차를 다시 줄이며 2위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