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19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호텔에서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패키징 공장 부지 선정과 관련해 “올해 안에 결정될지는 모르겠지만, 부지 선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국 전체 주가 다 후보”라고 했다.
지난 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를 반도체 패키징 공장 부지로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장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갈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조를 위한 D램 적층에 특화한 시설이 될 것이라고 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곽 사장은 부지 선정과 관련해 “다각도로 여러 측면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 낸드플래시 생산업체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간 합병 논의가 재개될 조짐이 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여전히 양사 합병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협력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곽 사장은 “합병에 대한 입장에 변화는 없다”면서 “우리가 투자자 입장에서 자산 가치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측면에서 그대로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일본의 교도통신은 키옥시아가 웨스턴디지털과의 경영 통합 협상 재개를 위해 물밑에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통해 키옥시아에 약 4조원을 간접 투자한 상태여서 양사 합병에는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하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해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분리해 키옥시아홀딩스와 지주사를 설립해 경영을 통합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SK하이닉스 반대로 무산됐다.
다만 곽 사장은 “협력에 대해서는 언제든 오픈돼 있다”며 “우리와 키옥시아 간 윈윈을 위해 협력할 좋은 방안이 있다면 언제든 고민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키옥시아와 현재 협력을 논의 중인지에 관한 질문에는 “논의 중이라고 하긴 그렇고, 깊게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했다.
곽 사장은 반도체 초미세공정을 위해 네덜란드 ASML의 최신 노광장비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극자외선)’를 도입할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입 시점에 대해서는 “필요한 시점에 늦지 않게 제때 들여오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저희 제품이 필요한 시점에 맞춰서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EUV가 필요할 때 적기에 도입했듯이 하이 NA도 같은 원칙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별도 계약하는 것이 아니어서 시점은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인 충북 청주 M15X의 공사 재개 시점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시황과 고객 상황을 봐가며 해야 해서 지금은 정해진 것이 없고, 예의주시하며 신중하게 하겠다”고 했다.
청주에서 추후 HBM을 생산할 가능성을 두고는 “현재 M15에 실리콘관통전극(TSV)을 일부 넣기로 했듯이 그런 관점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TSV는 여러 개의 칩을 연결해야 하는 HBM 생산에 필요한 패키징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