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여의도 사옥

LG전자(066570)가 지난해 4분기 당초 증권가 실적 전망치에 크게 못미치는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LG이노텍을 제외한 별도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력 사업인 TV, 가전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전반적인 사업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8일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 3125억원, 매출액 23조156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84조 2804억원, 영업이익 3조 548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의 경우 3년 연속 최대 매출액을 경신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4분기에는 TV, 가전 사업이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는 증권업계의 분석도 잇따른다.

◇TV, 가전 시장 수요 ‘상고하저’…4분기 적자전환 예상

수익성이 악화한 주요 배경으로는 가전과 TV 사업이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주요 시장에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작년 4분기 78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추정된다. 이는 작년 3분기 영업이익 1107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전, TV, 노트북 등 LG전자의 주력 아이템 모두 지난해 2∼3분기 재고 보충 후 수요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의 수요 둔화가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H&A(가전), HE 부문 모두 예상보다 수요가 약했고 그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일부 동반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연말 관련 일회성 비용도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주력인 가전 수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래 먹거리’ 전장사업 실적은 전기차 시장 둔화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LG전자 측은 “VS사업본부는 출범 10년 만에 연매출 10조원을 넘기며 주력사업 반열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난해부터는 생산사업장의 평균가동률이 100%를 넘기는 등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장 사업 확대…B2B, 프리미엄 겨냥해 수익성 높인다

LG전자는 올해 VS사업본부를 LG전자의 차세대 주력 사업 중 하나로 키워내는 한편 가전 시장에서는 B2B, 프리미엄 시장 비중을 높여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가전 사업의 경우 제품 및 제조경쟁력으로 대표되는 기본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준비를 위해 D2C(소비자직접판매), 구독 등의 사업방식 변화도 본격 가속화한다. 가전 OS(운영체제) 탑재를 확대하며 가사해방(Zero Labor Home)의 가치를 투영한 스마트홈 솔루션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10조원 고지에 오른 VS사업본부는 올해부터는 외형 성장에 더불어 모빌리티 트렌드인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역량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가전과 IT서 쌓아 온 차별화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내 경험을 고도화하고, 전기차부품과 램프를 포함한 전 사업의 효율화와 시너지를 가속화해 나간다.

비즈니스솔루션 사업은 사이니지, 전기차 충전, 로봇 등의 조기 주력사업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사 B2B 사업을 리딩하는 조직으로서 단일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에서 인접한 솔루션을 통합 공급하는 사업으로의 전환도 가속화해 나간다. 사업본부 내 신사업의 비중이 큰 만큼 단기적 경영성과보다는 미래준비에 무게를 둔 투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