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28㎓ 지하철 와이파이 장비와 객차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자들이 건축한계측정을 하고 있는 모습./뉴스1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운영해왔던 5G(5세대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가 내일부터 중단된다. 정부가 5G 특화망인 ‘이음5G’로 서비스 연장을 추진했지만 신청 사업자는 아직 없다. 그동안 통신 3사는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지선(신설동~성수 구간)과 5~8호선 일부 구간에서 일반 지하철 와이파이(평균 속도 71.05Mbps)보다 10배 이상 빠른 최대 1.2Gbps 속도의 5G 28㎓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앞서 통신 3사는 5G용 28㎓ 주파수를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정부에 반납했지만,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는 예외로 이달 30일까지 제공이 허용됐다. 기존에 운영되는 5G 3.5㎓ 대역, LTE(4세대 이동통신) 와이파이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

30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음5G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28㎓ 지하철 와이파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당 신청을 다음 달 1일부터 받을 예정이다. 이음5G는 특정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 등 일정 구역 단위로 5G 주파수를 활용하는 통신망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지난 28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통신 3사가 제공하는 5G 28㎓ 와이파이 무선전송망(백홀) 서비스를 이번 달까지 하는 걸로 했는데, 신규 사업자가 가져가면 좋겠지만 그렇게는 안 될 것 같다”라며 “이음5G 형태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하철 와이파이 이음5G 사업자 범위를 통신 3사로 넓혔지만, 이미 28㎓ 주파수를 포기한 통신 3사가 굳이 다시 들어갈 이유는 없어 보인다”라고 했다.

기존 이음5G 사업자들은 통신 서비스 사업 경험이 없는 데다 수익성이 낮아 사업 참여를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용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소장은 “지하철은 일반적으로 이음5G를 사용하는 공장이나 사업장보다 인구 밀집도가 높기 때문에 와이파이의 품질 보장이 어렵다”며 “지하철 와이파이에 소비자들이 과금을 하고 싶어하지도 않을 것이기에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많은 사람이 몰리는 지하철 와이파이는 이전부터 품질 문제로 인한 이용자 불편이 지속해서 제기돼왔다”며 “이번 사업 종료로 서울시민들은 다시 낮은 품질의 와이파이를 사용해야만 한다. 지하철 와이파이는 국민들이 편의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정부가 사업 유지를 위한 방안을 진작에 내놓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