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이 16일 서울 강남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Arm 테크 심포지아 2023’을 열고 인공지능(AI) 시대 Arm 기반 생태계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Arm 의존도를 낮추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30년간 구축해 온 세계 최대 규모의 Arm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는 ‘모든 것의 AI화’에 발맞춰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Arm은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애플 아이폰 등 전 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의 95%, 태블릿PC의 85%가 Arm 설계도를 사용한다. AI 반도체와 서버용 반도체 설계도 세계 상위권이다. 현재 모바일 기기 전반에 걸쳐 보편화된 Arm의 설계 기술은 점차 데이터센터, AI, 자동차 애플리케이션 등과 같은 성능 집약적인 작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Arm은 AI 시대에 대응해 컴퓨팅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기조 연사로 나선 이안 스미스 Arm 프로덕트 마케팅 부사장은 “2~3년 뒤 세상은 AI로 천지개벽할 것”이라며 “최근 생성형 AI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주목받으면서 AI가 갑자기 도래했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Arm은 AI 시대를 10년 넘게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Arm은 IP를 팔던 회사에서 플랫폼을 판매하는 회사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Arm은 IP와 소프트웨어를 플랫폼에 한데 모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부터 소프트웨어 툴까지 제품 개발을 더 간단하고 빠르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스미스 부사장은 “AI는 컴퓨팅, 성능, 소프트웨어로 움직이는데, Arm은 컴퓨팅과 소프트웨어의 조합이 효율적인 성능을 도출해 낸다는 공식을 믿고 있다”며 " Arm은 이 부분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왔으며, 엣지(기기)에서 복잡한 AI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엔비디아, 메타, MS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Arm은 빅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컴퓨팅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이 플랫폼을 IoT(사물인터넷)부터 자동차,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AI 관련 산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앞서 Arm을 보유한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도 지난달 Arm이 설계하는 반도체 용도를 AI 중심으로 확대하고, 이를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스미스 부사장은 이날 미디어 인터뷰에서 탈(脫) Arm IP 생태계 움직임과 관련해 “매우 역동적인 시장에 놓여있어 경쟁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Arm 기반 생태계가 컴퓨팅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고 본다”며 “그간 1500만명 이상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Arm이 구축한 생태계와 파트너십을 통해 성공할 수 있었듯 앞으로도 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 파트너들에게 플랫폼을 지원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