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카카오톡과 구글 유튜브의 사용자 수 차이가 10만명대로 역대 최소 수준으로 좁혀졌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카카오톡이 유튜브에 ‘한국 1위 앱’ 자리를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생태계를 주도하는 10~30대들은 카카오톡보다 유튜브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10~30대, 유튜브 가장 많이 써… 40~60대 이상, 카카오톡 사용자 수 많아

10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톡의 MAU(월간 실사용자 수)는 4122만명으로 유튜브(4107만명)와 15만명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카카오톡과 유튜브의 MAU 차이는 올해 들어 빠르게 줄고 있다. 올 1월 120만명대에서 5월 50만명대까지 좁혀졌다. 이후 7월(40만명), 8월(30만명), 9월(20만명)이 지나면서 유튜브가 빠른 속도로 카카오톡을 추격하고 있다.

2020년 5월 안드로이드(구글)와 iOS(애플)를 통합한 모바일인덱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카카오톡은 국내 앱 MAU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이미 10~30대 사이에선 유튜브에 1위 앱 자리를 내줬다. 모바일인덱스 사용자 세대별 통계를 보면 10대에선 지난해 1월부터 유튜브가 카카오톡을 제치고 MAU 1위에 올라섰다. 20대에서는 지난해 3월, 30대에선 올해 7월부터 역전했다. 카카오톡은 40~60대 이상에서만 MAU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카오톡의 사용자 수가 줄면 카카오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톡비즈’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톡비즈는 이모티콘·비즈보드, 선물하기·메이커스·톡스토어 등을 합친 매출로 카카오톡이 기반이다.

올 3분기 톡비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5177억원을 기록했지만, 당초 올해 초 기대치였던 20%대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 카카오톡, SNS·커뮤니티 기능 강화… AI 콘텐츠봇도 선보여

카카오는 10~30대 사용자를 붙잡기 위해 최근 카카오톡에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그동안 소셜미디어(SNS)나 커뮤니티 기능을 가진 앱을 별도로 서비스했지만, 이제 카카오톡에 여러 기능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톡은 SNS 기능 강화를 위해 지난 9월 친구탭의 프로필 기능에 게재 후 24시간이 지나면 콘텐츠가 사라지는 서비스 ‘펑’을 도입했다. 이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콘텐츠가 자동 삭제되는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과 유사하다.

카카오는 또 지난 5월 카카오톡 메인 탭에 오픈채팅 탭을 별도로 신설,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했다. 이르면 올해 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카카오의 첫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도 오픈채팅에 결합한 ‘AI 콘텐츠봇’이다. 사용자들이 오픈채팅에서 AI 봇이 큐레이션하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관심사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9일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 콘텐츠 봇은 모두가 동일한 소식을 받는 ‘프로야구봇’이나 ‘프리미어리그봇’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응원하는 구단이나 선수처럼 더욱 작은 단위로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세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카카오톡이 메신저를 넘어 커뮤니티, SNS 등 여러 기능을 탑재하는 만큼 앱이 무거워지고 잦은 장애로 메신저로서의 장점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동영상은 유튜브, SNS는 인스타그램, 커뮤니티는 성별과 세대 별로 각 사이트가 활성화돼 있는데 카카오톡이 이를 모두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자칫 메신저 서비스로의 정체성이 사라지면 기존 사용자마저 다른 메신저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