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올해 3분기(7~9월)에도 실적 잔치를 벌였다. 휴대폰 출하량과 번호이동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통신 3사는 지난 1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요금 인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통신 3사를 향한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8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7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조2036억원 대비 10.8% 줄어든 수치다. SK텔레콤을 제외한 KT와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었다.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 49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올 3분기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한 534억원,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38.7% 늘어난 362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에서 각각 1.2%, 0.8%의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KT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21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8.9% 급감했다. 임단협 인상안이 일시적으로 반영되면서 큰 폭으로 줄었다. LG유플러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54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다. 2분기에 마무리되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이 지연됐고, 최근 6.5% 인상된 임금 등으로 인건비가 증가한 탓이다. 전력 요금이 오르면서 수익이 줄었다.
통신 3사가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유지한 배경에는 5G 투자 감소와 가입자 유치 경쟁 위축이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통신 3사는 기지국 1500만대를 구축했다. 2021년 기준 OECD 회원국 통신사들의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율 평균은 22.2%다. 국내 통신 3사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율은 13.9%에 그쳤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 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알뜰폰을 제외한 통신 3사 내 번호 이동 건수는 192만2659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92만9652명)보다 더 줄어든 셈이다. 번호 이동 건수는 통신 시장에서 회사 간 경쟁 활성화를 가늠하는 수치로 활용된다. 소비자들이 그동안 쓰던 통신사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보조금이나 요금을 할인해 주는 통신사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신 3사의 지난해 마케팅 비용은 7조9000억원으로 2021년(8조1000억원) 대비 2.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 축소에도 5G 가입자 수는 지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SK텔레콤의 5G 가입자 수는 1500만9720명으로 한 달 전(1482만7230명)보다 18만2490명 늘었다. 같은 기간 KT의 5G 가입자 수는 943만3889명으로 전달보다 1.3%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전달 대비 1.1% 증가한 675만5872명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LTE 대비 1.5배 요금이 비싼 5G로의 전환이 이어지면서 통신 3사는 별다른 투자 없이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통신 3사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을 하회할 전망이다. 5G 가입자 수의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월 대비 5G 신규 가입자 증가 수는 올해 3월 46만9771명을 기록한 후 4월 42만3119명, 5월 41만5761명으로 줄었다. 그러다 6월과 7월에는 32만1107명과 33만9314명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통합 요금제로 통신 3사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합 요금제가 시행되면 5G 단말기로 LTE 요금제 가입을 할 수 있게 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SK텔레콤 2905억원, KT 2658억원, LG유플러스 2826억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