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놓고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노조는 KT 임직원 평균 임금이 통신 3사 중 가장 낮은 만큼 올해 1인당 임금 7.1%를 올려 경쟁사인 LG유플러스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KT 사측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들어 1%밖에 올려주지 못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태다.
25일 KT와 노조 등에 따르면 양측은 이달 12일 김영섭 사장이 참석한 본교섭을 시작으로 13일과 19일, 22일 등 세 차례의 ‘임금·복지 실무소위원회(임금 실무)’를 진행했다. 본교섭에서는 김 사장과 노조 집행부가 참석해 단체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다짐을 한 상견례를 진행했고, 이후 임금 실무에는 임금 인상률과 격려금 등을 놓고 실무자들이 만나 합의안을 도출하고 있다.
KT 노조가 요구하는 핵심은 올해 임금 전년 대비 7.1% 인상, 일시금 1000만원 지급, 급식 및 통근비 2만2000원 인상 등이다. 물가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달성 등에 따른 배분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 LG유플러스 공격적 인상에 KT와 임금 역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 3사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SK텔레콤 1억4500만원, KT 1억300만원, LG유플러스 1억100만원 순이다. KT의 평균 임금이 LG유플러스 대비 200만원 높다. 그럼에도 KT 노조 측은 KT 임직원 평균 임금이 통신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 KT와 달리 통신상품 판매, 통신장비 유지·보수 등 상대적으로 저임금 직군까지 정규직으로 묶어 전체 평균 임금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직군을 제외한 LG유플러스의 평균 임금은 1억2100만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통신 3사의 평균 임금은 2020년까지만 해도 시장 점유율과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통신 업계 2위를 목표로 2021년부터 빠르게 임금을 올리면서 지난해 KT와 LG유플러스의 평균 임금이 역전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3% 인상에 이어 올해도 평균 6.5% 임금 인상에 합의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KT가 LG유플러스보다 낮은 임금 인상률을 채택할 경우 LG유플러스와의 평균 임금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노조가 경쟁사인 LG유플러스의 임금 인상과 업계 지위 등을 감안할 때 7.1%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 “임금 1% 인상은 삭감이나 마찬가지”
KT 사측은 인사 평가, 승진 등을 감안해 임직원 평균 매년 5%의 인상률이 적용되는 만큼 노조의 7.1% 인상 요구는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3차 임금 실무에 참석한 김상균 KT 경영지원실장(상무)은 임금 1% 인상, 일시금 200만원 지급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과장급 KT 직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예상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각각 1.5%, 3.4% 수준”이라며 “임금 1% 인상은 임금 동결을 넘어 삭감과 다를 게 없다”라고 했다. KT 관계자는 “아무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한편 지난해 KT 노조는 임금 9.5% 인상을 제시했지만, 3개월에 걸친 임금 실무를 거쳐 1인당 임금 3% 인상, 일시금 500만원 지급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