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장 요구와 기술 트렌드에 맞춘 제품으로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로부터 HBM3와 패키징의 최종 품질 승인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향후 AI 반도체 출하 증가와 신규 고객사 확대가 예상된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HBM3 신규 고객사가 올해 4∼5곳에서 내년 8∼10곳으로 늘며 향후 2년간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 수주 증가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이 올해 46∼49%, 내년 47∼49%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5세대 HBM인 HBM3P를 24기가바이트(GB) 기반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 제품에 대한 턴키(일괄 생산) 생산체제를 구축한 유일한 업체로, 2024년부터 HBM 전 공정의 턴키 공급을 시작할 방침이다. 김동권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턴키 공급방식은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HBM 시장에서 공급 안정성을 우려하는 대다수 고객사로부터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신규 고객사 확대의 강점 요인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0억기가비트(Gb) 중반을 넘어서는 HBM 고객 수요를 확보한 상태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캐파(생산능력)를 확보하며 급증하는 HBM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에 HBM2를 독점 공급한 데 이어 HBM2E도 제품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3의 경우 업계 최고(6.4Gbps) 성능과 초저전력의 제품(16GB, 12단 24GB)도 샘플 출하 준비를 이미 마쳤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최근 임직원과 진행한 ‘위톡’ 행사에서 “최근 삼성전자 HBM3 제품이 고객사로부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HBM3, HBM3P가 2024년에는 DS부문 이익 증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내년부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12단 HBM의 경우 스택 수 증가에 따른 칩 두께의 감소로 휘어짐에 따른 기술적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칩의 휘어짐을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제어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NCF(논컨덕티브필름) 기술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최첨단 NCF 소재를 개발해 현재 양산 중인 HBM3 제품에 적용 중”이라며 “HBM은 고속 동작하는 특성상 발생 열을 밖으로 잘 방출하도록 칩 간극을 줄이는 게 중요한데 NCF는 이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