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영업이익의 85%를 가져갔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2%에 그쳤다. 애플은 올해 2분기 삼성전자에 이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2위에 올랐지만 이익은 7배 넘게 남긴 셈이다.
14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든 130억달러(약 17조2970억원)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구체적인 출하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2분기 2억6620만대 수준의 스마트폰이 출하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1년 2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 줄어든 수치다.
스마트폰 시장은 길어진 교체 주기와 리퍼비시폰(리퍼폰·반품된 정상 제품이나 초기 불량품, 전시품을 재정비해 판매하는 제품) 시장 확대로 성장이 멈춘 상태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애플의 스마트폰 영업이익 점유율은 전년 대비 늘었다. 애플의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영업이익 점유율은 85%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1%) 대비 4%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점유율을 통해 추산한 애플의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영업이익은 110억5000만달러(약 14조7020억원)다.
◇ 애플, 스마트폰 매출도 45% 차지… 삼성전자는 17%
애플은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오르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제프 필드핵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디렉터는 “아이폰 프로 시리즈의 기여도가 커진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이폰SE 시리즈의 판매가 줄어 영업이익이 늘었다”면서 “아이폰13 미니가 아이폰14 프로로 교체되면서 ASP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했다. 애플 아이폰의 올해 2분기 ASP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올해 1분기 ASP가 988달러(약 131만5230원)인 걸 감안할 때 990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애플은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매출에서도 45%를 차지했다.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매출은 900억달러(약 119조745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애플이 지난 4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아이폰 매출 397억달러(약 52조8210억원)와 근사한 수치다. 애플 아이폰의 성과가 전 세계 스마트폰 매출과 영업이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점유율이 22%로 애플을 제치고 출하량 기준 1위에 올랐지만 전 세계 스마트폰 매출 점유율은 17%, 영업이익 점유율은 12%에 그쳤다. 올해 2분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팔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에서는 애플에 한참 못 미쳤다는 것이다.
◇ 삼성전자, 3분기엔 폴더블폰 효과 기대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 점유율이 낮은 건 판매 중인 대다수 스마트폰이 50만원 미만 중저가폰이기 때문이다. 플래그십 제품을 선호하는 국내에서는 S 시리즈와 폴더블폰 판매량이 많지만, 전 세계 시장에서는 중저가인 A 시리즈가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스마트폰으로 판매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ASP가 320달러(약 38만6760원)로 애플의 3분의 1 수준에 머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갤럭시Z폴드·플립5를 출시하면서 올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 점유율이 소폭 오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애플이 전체 시장을 견인하는 만큼 큰 폭의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 갤럭시Z 시리즈 출시로 ASP 성장이 예상된다”면서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매출과 영업이익은 애플이 견인하는 만큼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