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현재 선두인 SK하이닉스와 2위 삼성전자의 점유율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40%, 마이크론 10% 순이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메모리다. 주로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 수주 증가에 힘입어 SK하이닉스와의 점유율 차이를 크게 좁힐 것으로 예상했다. 또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올해 46∼49%, 내년 47∼49%로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 전망치를 합치면 95% 수준이다.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가 현재 엔비디아 서버 GPU의 주요 공급업체로 HBM3 생산에서 선두를 달리지만, 삼성전자는 다른 CSP들의 수주를 충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크론은 두 한국 업체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향후 2년간 시장 점유율이 소폭 하락할 수 있다”며 마이크론의 HBM 시장 점유율이 올해 4∼6%, 내년 3∼5%로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HBM 수요는 3세대인 HBM2e에서 4세대인 HBM3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수요 비율은 HBM2e가 70%로 가장 높았고 HBM3는 8%에 불과했다. 다만 HBM3를 채택한 칩이 연이어 시장에 출시되며 올해 HBM2e 50%·HBM3% 39%, 내년 HBM2e 25%·HBM3 60%로 비중이 바뀔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예측했다.
HBM은 4세대 HBM3에 이어 5세대 HBM3e, 6세대 HBM4 순으로 개발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5세대와 6세대 제품 양산을 준비 중이다. 전날 엔비디아는 HBM3e를 탑재한 차세대 AI 칩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을 공개하고 내년 2분기부터 이 ‘슈퍼칩’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