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6일 새 폴더블폰 공개 행사를 열고 ‘갤럭시Z플립·폴드5′를 선보인다. 플립과 폴드 모두 퀄컴의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적용했고, 플립5의 경우 2배 큰 화면을 탑재하는 등 눈에 띄는 성능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부품 가격 인상이 오르면서 치솟는 가계통신비의 주범으로 꼽히는 휴대폰 가격도 또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날 오후 공개하는 갤럭시Z플립5 출고가는 전작(Z플립4) 대비 5만원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Z플립4 출고가가 135만3000원(256GB)부터 시작한 걸 감안할 때 139만9000원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Z플립4 출고가를 140만원 이하로 책정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용량이 큰 512GB 모델의 경우 150만원대 초반이 되면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1년 만에 스마트폰 가격이 3% 오른 것이다.
갤럭시Z폴드5의 출고가 인상 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Z폴드5의 출고가가 209만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작인 Z폴드4의 출고가가 199만8700원(256GB)부터 시작한 걸 감안할 때 출고가가 1년 새 10만원 뛰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갤럭시 폴드를 처음 내놓으면서 출고가를 239만8000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다음 모델인 갤럭시Z폴드2의 출고가 역시 239만8000원이었다. 그런데 출고가가 너무 높아 대중화에 방해가 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삼성전자는 2021년 Z폴드3부터 출고가를 200만원 이하(199만8700원)로 낮췄다. 지난해 나온 Z폴드4 역시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하지만 부품값 인상 여파로 삼성전자는 Z폴드5의 가격을 다시 200만원 이상으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부품값 인상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걸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출고가를 인상한 것”이라며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상 폭을 더 늘려야 하지만, 손해를 보지 않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책정한 상태다”라고 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폰 출고가 인상 결정은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반대된다. 휴대폰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올해 1분기 월 13만원을 돌파한 평균 가계통신비 지출이 올해 하반기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갤럭시S23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전작 대비 출고가를 적게는 10.1%, 많게는 12.8% 높였다. 경쟁사인 애플이 아이폰14의 출고가를 전작과 비교해 최대 17% 올리면서 가계통신비 부담은 급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통신비는 전년 동기보다 7.1% 올랐다. 그런데 통신 서비스 요금은 전년 동기 대비 1.8% 오른 반면 휴대폰 등 통신장비 지출은 1년 새 28.9% 급증했다. 가계통신비 부담의 비밀이 휴대폰 할부금에 있다는 의미다.
통신 업계는 자체 사전 예약 프로모션을 시작하는 등 새 폴더블폰 띄우기에 나섰다. 통신 3사는 온라인 직영몰에서 사전 예약 알림 이벤트를 시작했다. 이날 열리는 갤럭시 언팩 직후 공식 사전 판매를 시작하고 선착순으로 노트북, 스피커, 선글라스, 운동화 등 다양한 경품을 지급한다. 알뜰폰 업체들도 경쟁에 동참했다. 자급제 비율이 높은 만큼 자급제 보상 혜택을 늘리고 출시 전 가입할 경우 20만원 상당의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한편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폰 출고가가 올라가면서 통신 유통 대리점의 불법 공시지원금(보조금) 지급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휴대폰을 바꾸려는 소비자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대리점의 필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휴대폰 신제품이 나오면 불법 보조금 대란은 항상 있었지만 이번에는 규모가 다를 것 같다”라며 “삼성 새 폴더블폰 출고가가 올랐고,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업무 공백 상태인 것도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