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라인./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적용한 스마트폰 비중이 올해를 기점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재팬디스플레이(JDI), 중국 비전옥스 등의 기업이 OLED 생산 진입장벽을 낮추는 신기술을 적용하며 전반적인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OLED 생산 공정에서 지속적인 비용 절감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올해 OLED 패널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OLED 패널이 탑재된 스마트폰 비중은 지난해 42%에서 50%를 돌파한 후 2026년에는 60% 이상에 달할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관측했다.

트렌드포스는 특히 일본 JDI가 e립(eLEAP) 기술 도입을 바탕으로 OLED 대량 생산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eLEAP은 유기물 소자를 원장에 증착하는 과정에서 파인메탈마스크(FFM)를 대체하는 공법이다. FMM은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필요한 핵심부품이다. 얇은 막에 구멍을 낸 마스크로 FMM 사용을 줄일 경우 장비 투자 규모를 줄이고 운영 비용을 낮출 수 있다.

JDI는 오는 2025년까지 eLEAP 생산라인을 준공할 계획이다. JDI는 자사 기술력과 HKC의 자금력·인력을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JDI는 HKC와의 협업을 통해 2027년엔 웨어러블용 OLED 1위, 2028년에는 자동차, 가상현실(VR), 모니터용 OLED 분야에서 정상에 오를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 비전옥스가 발표한 VIP(Visionox Intelligent Pixelization Technology) 역시 eLEAP과 마찬가지로 FMM을 사용하지 않는 신기술이다. 이 기술은 FMM 사용을 줄여 장비 투자 규모를 낮추고 운영 비용을 감소시키면서도 디스플레이 성능을 높일 수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비전옥스 측은 “VIP 기술을 적용하면 화소밀도 1700PP(Pixels Per Inch) 이상 구현이 가능하고 밝기는 최대 4배, 제품수명은 최대 6배까지 늘릴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화소밀도는 500~600PPI 수준이다.

이처럼 경쟁사들이 기술력 격차를 좁히며 추격해오자 국내 기업들도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장비업체 에스에프에이(SFA)의 지분을 처분하면서 600억원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이 자금을 OLED 기술 개발에 투입할 것으로 본다.

모바일 OLED 시장은 한때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지만,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자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물량을 등에 업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모바일용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0년 80% 수준에서 하락해 현재는 54% 수준까지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