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CES 2023에서 공개한 77인치 OLED TV. /박성우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삼성전자(005930)에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주력 제품인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공급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OLED TV에 LG디스플레이 패널이 사용되는 건 처음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내 TV용 OLED 패널 30만대 수준을 삼성전자에 공급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공급 받는 초도 물량은 77인치와 83인치 화이트(W)OLED TV 패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출하량은 30만대쯤으로 시작해 내년엔 공급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TV 1위 삼성전자가 최근 OLED TV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QD-OLED) 패널 공급량이 아직 많지 않아 OLED TV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른 공급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를 연간 100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 침체로 현재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은 전체 캐파(생산능력) 중 600만~700만대 정도만 생산되고 있다”며 “미래 수요 증가분을 커버하기에는 충분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 생산량은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 특수 이후 전방 수요 침체 직격탄을 맞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형 OLED 생산라인 가동률을 낮추면서 공급 조절에 돌입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신규 주문으로 내년부터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생산라인은 풀 가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가 주력으로 삼았던 대형 OLED 사업이 다시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이면서 회사의 흑자전환 가능성도 커졌다. LG디스플레이는 LCD(액정표시장치) 판가 하락과 대형 OLED 수요 부진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늦게나마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LCD 사업의 출구 전략을 선언했으나, 올해 상반기까지는 LCD 라인 구조조정과 OLED 가동률 부진 등으로 2조원대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연구원은 “작년부터 연 평균 1조원 이상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사업은 내년 흑자전환 가시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연 1조원 규모의 대형 OLED 부문 감가상각비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는 2025년부터는 이익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