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011070)이 지난해 미국 포트로닉스에 포토마스크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포토마스크는 실리콘 웨이퍼(반도체 원판)에 전자회로의 패턴을 새길 때 사용되는 부품이다. 후발주자인 중국 기업들에 시장에 참전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지난해 포토마스크 시장 점유율은 24.5%로 전년에 비해 9.5%포인트(P) 줄었다. 지난해 기준 1위 기업은 미국 포트로닉스로 LG이노텍을 0.5% 차이로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LG이노텍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뺏긴건 2000년대 점유율 집계 이후 처음이다.
LG이노텍은 포토마스크 전체 공정을 내재화해 품질·납기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고, 2011년에는 작업자가 수기로 공정 현황을 관리했던 방식을 자동화했다. 이를 통해 리드타임(제품 생산 시작부터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최근 포토마스크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G이노텍의 점유율도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의 경쟁사인 포트로닉스는 포토마스크만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라며 “다양한 부품을 함께 생산하는 LG이노텍이 다른 제품에 집중하는 사이 포트로닉스가 빠르게 점유율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의 공세도 매서운 상황이다. 중국 반도체 소재 기업 전심반도체는 2021년 포토마스크 기판 생산라인을 별도로 만드는 등 관련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2019년 기준 시장 점유율이 1% 미만으로 아직 글로벌 포토마스크 시장 내 입지가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정부가 반도체 소재 기업을 집중 지원하고 있어 향후 상황은 예측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포토마스크 시장 내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기차·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반도체 부품 수요가 늘었고 포토마스크 수요도 커졌다. 이에 지난해까지 포토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져 공급가가 10% 이상 뛰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포토마스크는 더 이상 개발할 기술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신기술로 제품에 차별화를 두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LG이노텍은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른 고부가 제품에 더 집중하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