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재단,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 개인 5명·단체 1곳 '호암상 수상자' 선정. /호암재단 제공

호암재단은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 개인 5명과 단체 1곳을 ‘2023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호암재단에 따르면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임지순(72) 포스텍 석학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최경신(54)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 공학상 선양국(62) 한양대 석좌교수, 의학상 마샤 헤이기스(49)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조성진(29) 피아니스트, 사회봉사상 사단법인 글로벌케어다.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6월 1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수상자는 국내·외 저명 학자 및 전문가 46명이 참여한 심사위원회와 45명의 외국인 석학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4개월 간 심사한 뒤 선정했다.

과학상 물리·수학부문에 선정된 임지순 박사는 고체물질 형성에 필요한 총에너지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실험없이 고체의 구조와 성질을 밝혀내는 ‘계산재료 물리학’ 분야를 새롭게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박사의 계산법은 슈퍼컴퓨터에 접목되어 새로운 물질의 설계와 합성 과정에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임 박사의 연구는 에너지 저장과 이산화탄소 제거용 나노 신소재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최경신 박사는 광전극 물질과 촉매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통해 친환경 수소 생산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 박사가 개발한 다양한 전극물질들은 나무껍질, 식물줄기와 같은 유기성 폐자원을 친환경 에너지로 바꾸고, 해수와 폐수의 정화 등에 활용돼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공학상에 선정된 선양국 박사는 리튬이온 전지의 양극재로 주로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 화합물에 농도구배형 구조를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이를 통해 전지의 안정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 선 박사는 개발한 양극재 제조 기술을 국내외 이차전지 관련 기업에 이전해 성공적으로 상업화시킴으로써 전기차, ESS(에너지저장장치), 로봇, 드론 등 첨단 산업 전분야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의학상에 선정된 마샤 헤이기스 박사는 세포 대사활동의 노폐물로 알려진 암모니아를 암 세포가 영양분으로 재활용해 증식을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전문가다. 헤이기스 박사의 발견은 암 발생과 증식에 관한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세포 내 암모니아 재활용 억제를 통한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술상에 선정된 조성진 피아니스트는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한 이후 베를린필, 런던 심포니오케스트라 등 세계 정상급 연주단체와의 지속적인 협연과 최고의 독주 무대를 펼쳐온 클래식 음악계의 젊은 거장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치 그라모폰과의 전속 계약을 맺기도 했다. 2021년 모차르트의 미발표곡 세계 초연자로 선정되는 등 세계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K클래식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사회봉사상에 선정된 사단법인 글로벌케어는 199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국제보건의료 비정부기구(NGO)로 지난 26년간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현장을 비롯한 18개국의 각종 재난 현장에 긴급 의료팀을 파견했다. 또 15개국에서 전염병 퇴치, 빈민 진료 등의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대구지역에 코로나19 확산 위기가 닥쳤을 당시 의료진을 모집해 파견하고 중환자실을 구축했다.

한편 호암재단은 1991년부터 삼성호암상을 통해 학술·예술,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한국계 인사를 현창해 왔다. 지금까지 170명의 수상자들에게 325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