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현실(XR) 기기인 ‘갤럭시 글래스’ 특허를 낸 삼성이 XR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을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XR은 컴퓨터로 구현한 환경인 가상현실(VR)과 추가되는 정보만 가상으로 보여주는 증강현실(AR) 기술을 아우르는 말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퀄컴·구글과 협력하는 등 XR 기기 개발에 대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기에, 가까운 시일 내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도 오는 6월 확장현실 헤드셋인 리얼리티 프로를 공개 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특허정보검색서비스인 키프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 글래스’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안경 형식으로 쓰는 XR 기기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특허로 보인다. 아직 제품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진 않았으나 외부 카메라를 통해 현실 세계와 가상의 개체를 한 화면에서 겹쳐 보여주는 식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특허 출원이 제품 출시와 직결되지는 않으나 최근 삼성전자가 XR 기기 개발 계획 등을 직접적으로 밝혀온 만큼 가까운 시일에 제품이 공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퀄컴, 구글과 협력해 차세대 XR 폼팩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MX(모바일경험)사업부에 XR을 전담 연구하는 조직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인 애플은 오는 6월 XR 헤드셋인 리얼리티 프로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헤드셋은 12개의 카메라와 2개의 4K(3840x2160)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등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전송한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는 기능과 허공에 타이핑을 치는 것처럼 움직이면 글자로 변환해 주는 ‘공중 타이핑’ 기능 등도 탑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XR 시장 선점을 위해 신제품 출시를 앞당겼다는 의견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 소속 엔지니어들이 2025~2026년 사이에 리얼리티 프로를 공개하기를 원했으나, 이 같은 의견을 누르고 경영진이 올해 출시를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롭게 개화하는 시장이라 불확실성이 큰 만큼 애플도 점유율 확보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XR 기기 출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시장 성장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XR 헤드셋 출하량은 지난해 1800만대에서 올해는 3600만대, 2025년 1억1000만대, 2030년 10억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운택 카이스트 교수는 “XR 기기는 게임을 비롯한 오락용 콘텐츠 뿐만 아니라 산업용이나 군용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며 “착용자가 위험한 현장에 있을 때 그에 대한 정보를 눈 앞에 보이는 실제 장면과 겹쳐 띄워주며 안내해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활용도가 높은 기기인 만큼 향후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