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헬스케어가 출범 1년 만에 구체적인 사업 청사진을 공개한 가운데 수익 모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 감소한 카카오는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올해 실적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3일 카카오헬스케어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3분기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하는 '프로젝트감마(가칭)'를 유료로 운영할 방침이다. 프로젝트감마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혈당 관리 서비스로, CGM에서 얻는 평균 혈당·혈당 변동 등 데이터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운동·수면·식사·스트레스·체지방·근육량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이 분석한 소비자 맞춤 혈당 관리법을 제공할 예정이다. CGM은 1회 착용으로 최대 15일 동안 혈당 데이터를 수집, 혈당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혈당 관리에 도움을 주는 기기를 말한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전날 판교카카오아지트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프로젝트감마의 가격은 소비자가 따로 CGM을 구매해서 2주 또는 4주 동안 착용하는 데 들이는 값보다 낮게 책정할 생각이다"라며 "멤버십을 도입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꾸준한 혈당 관리를 목적으로 과거와 현재 데이터를 비교하는 데에는 멤버십 형태가 가장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황 대표는 "한 번 금액을 지불하면 일정 기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회원제로 이해하면 된다"며 "'한 달에 얼마를 내야 한다'는 식의 가격 정책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프로젝트감마에 여러 스타트업의 부가서비스를 연계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카카오의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인 카카오벤처스가 최근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이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벤처스가 지난해 투자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총 16곳으로, 전체 투자(43곳) 비중의 37%에 달한다. 카카오벤처스는 올해 들어서도 의료 데이터 플랫폼 기업 제이앤피메디에 이어 AI 소프트웨어 기업 프리베노틱스에 투자했다.
장기적으로는 CGM, 웨어러블 등 기기를 판매하는 업체와의 협업이 목표다. 황 대표는 "카카오톡처럼 커머스 기능을 따로 만들진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가 가족, 친구 등과 건강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을 더해 '셀프 헬스케어' 생태계가 확대되면 관련 기기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실제로 현재 일부 업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했다. 기기를 직접 제작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특정 기기에 종속되는 서비스를 만드는 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카카오헬스케어가 프로젝트감마의 성공을 자신하는 배경에는 AI 기술력이 있다. 사람이 눈으로 보고 뇌에서 판단하는 것을 카메라와 영상인식 알고리즘이 대신해주는 비전 AI 기술이 대표적이다. 황 대표는 "프로젝트감마는 누구나 쉽게 식사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비전 AI를 적용했다"며 "소비자가 음식 사진을 찍어서 앱에 업로드하면 비전 AI가 각각의 음식 이름과 영양 정보를 알아서 기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기록을 남기는 게 필수적이지만, 그날그날 뭘 먹는지 쓴다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이다"라며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데에 초점을 맞춰 필요한 AI 기술을 접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헬스케어는 3~4년 안에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다른 대사성 질환으로 프로젝트감마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고도화를 거쳐 글로벌 비대면 진료 시장도 공략한다. 황 대표는 "이지케어텍 부사장 시절에 이미 관련 솔루션을 만들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 등에 수출한 경험이 있다. 지금도 두 달이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법적인 경계도 모호하고,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대유행) 이후 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어서 생각이 없지만 비대면 진료를 위한 제반이 비교적 잘 갖춰진 미국 등에서 기술적인 지원을 요청해온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투자 업계는 카카오헬스케어의 포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헬스케어 사업에 본격 나서면서 적자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브레인이 속한 카카오의 신사업 부문은 지난해 1800억원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연구원은 "가장 유명한 CGM인 애보트래버러토리의 '프리스타일 리브레' 4주 패키지 가격은 20만원대로, 1형 당뇨 환자를 제외하고는 급여 대상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전당뇨 환자군까지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는 데에 가격이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이 문제는 초기 2주 혹은 4주 간의 데이터 축적을 통해 활동 로그만으로 혈당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도입하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