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웅 텐마인즈 대표(오른쪽)가 AI 코골이 방지 베개 '모션필로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성우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 ‘CES 2023′ 현장에 헤비메탈 음악 부스가 등장했다. 부스 앞에는 금발을 한 락커가 붉은 색 일렉 기타를 들고 열정적으로 몸을 흔들고 있었다. 마치 귀신의 집처럼 어두컴컴한 부스에 들어가자 대형 스크린에서 헤비메탈 공연이 시작됐다. 화면 속 락커는 배우 성동일이었다.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가 싶더니 “드르렁~~ 커어어컥, 드르렁~~ 아아아” 소리를 냈다. 알고보니 방문객이 콧속을 들어가 코골이 소리를 체험했던 것이다. 출구에는 대형 코가 그려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부스 입구에도 ‘NOSE METAL’(코 메탈)이라고 쓰여 있었다. 코골이를 방지하는 베개를 출품한 국내 헬스케어 기업 텐마인즈의 부스였던 것이다.

7일(현지 시각) 스타트업 기업이 모여있는 미국 샌즈 엑스포에서 위치한 텐마인즈 부스를 찾았다. 텐마인즈가 출품한 모션필로우는 코골이 방지 스마트 베개다. 텐마인즈는 소형 안마기 브랜드 ‘브레오’ 수입사로도 유명하다.

장승웅 텐마인즈 대표는 “옛말에 잠만 잘 자도 건강하다는 말이 있는데, 코골이는 당사자는 물론 동거 가족의 수면도 방해하게 되는 만큼 빠른 개선이 필요한 건강 요소다”라며 “코골이 소음과 불편함을 CES 방문객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코골이 메탈 콘서트라는 콘셉트로 전시회를 꾸몄다. 방문객이 예상했던 것보다 2배 이상 많은 1만3000명 이상이 찾아왔다”고 했다.

텐마인즈가 출품한 모션필로우는 에어백 4개가 내장된 특수설계 베개로, 사용자가 코를 골면 코골이 소리와 머리 위치를 파악해 베개에 내장된 4개의 에어백 중 머리가 위치한 에어백을 천천히 부풀린다. 이를 통해 수면을 방해하지 않고 머리를 회전시켜 기도 공간을 확보해 코골이 완화를 돕는다.

모션필로우 베개는 코골이를 분석해 에어백을 동작시키는 인공지능 모션시스템과 코골이 소리를 수신하는 음향 센서, 머리 위치를 감지하는 압력 센서, 수면 데이터 관리 앱이 포함돼 있다. AI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코골이를 학습하고, 이를 통해 숙면을 방해하는 코골이 순간을 포착해 동작해 불필요한 움직임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또 수집된 코골이 데이터는 수면 데이터 관리 전용 앱으로 전송돼 사용자가 직접 본인의 수면 습관과 상태, 코골이 소리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특허받은 노이즈 캔슬링 모듈은 에어백을 부풀릴 때 소음을 최소화한다.

장 대표는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 등이 심할 경우, 심장이나 뇌에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고 코골이 소음 때문에 각 방을 쓰는 부부들도 많다. 당사자에게는 꼭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평소 헬스케어와 슬립테크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수면에 대해 연구하다가 모션필로우를 개발하게 됐다”고 했다.

코골이 방지 AI 베개 '모션필로우' 기술 소개 이미지 /텐마인즈 제공

텐마인즈에 따르면, 모션필로우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국내 유수의 수면연구소와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모션필로우를 사용한 시험자 중 93.7%가 코골이 감소에 효과를 체험했고, 수면 다원 검사를 통해 확인한 코골이 감소율은 평균 44.4%에 달했다.

신형 모션필로우 베개는 지난 1일 국내에 출시됐다. 텐마인즈는 애플리케이션(앱) 업데이트를 통해 부모님이나 자녀의 코골이와 숙면 상태를 원격 체크하는 서비스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 살고 있는 자녀가 지방에 사는 부모님께 모션필로우 베개를 선물할 경우, 자녀가 스마트폰을 통해 부모님의 숙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ces 방문객들이 텐마인즈 부스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텐마인즈 제공

장 대표는 “이달 1일부터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현재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단계다”라며 “대중화 확산을 위해 오는 2분기까지 부모님·자녀 숙면 확인 기능을 추가하고 렌탈 방식 결제와 수면클리닉 등 병원 제휴 판매도 도입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이어 “모션필로우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깊은 잠 등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토탈 솔루션으로 고도화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의 트렌드를 이끄는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편, 텐마인즈 모션필로우는 2020년 CES에서 첫 ‘CES 혁신상’을 수상한 후 지난 2022년에 이어 올해까지 동일 제품의 업그레이드만으로 ‘CES 혁신상’을 3회 수상했다. 또 미국 방송사 CBS가 CES 이색제품 5가지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