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서 주행 중인 카카오T 택시 모습. /뉴스1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 중인 가맹 택시 카카오T 블루가 전국 법인택시 면허의 39%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택시 10대 중 4대가 카카오택시라는 의미다. 카카오는 전국 택시 면허 수가 매년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2년여 만에 가맹 택시 면허 수를 64배 늘렸다. 카카오의 택시 시장 독점이 매년 확대되고 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이 입수한 카카오모빌리티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 택시 면허 수는 지난 8월 기준 3만3108개를 기록했다. 이는 카카오가 택시 가맹 사업을 시작한 지난 2019년 12월 말 513개와 비교해 2년여 만에 면허 수를 64배 늘린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급감하면서 지난 2019년 말 8만6924대였던 전국 법인택시 면허 수는 매년 1000개씩 사라졌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 법인택시 면허 수는 8만4803개다. 이에 따라 문을 닫는 법인택시 업체도 늘었다. 지난 2019년 말 1672개였던 법인택시 업체 수는 지난 8월 1655개가 됐다. 2년여 만에 택시 업체 17곳이 사라졌다.

그래픽=이은현

반면 카카오는 매년 1만개 넘는 가맹 택시 면허를 확보하면서 점유율을 높였다. 지난 2019년 말 전국 법인택시 면허에서 카카오T 블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0.6%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18.3%(2020년 말 기준)로 급증했다. 이후 지난해 말 37.8%를 넘어 지난 8월 기준 카카오T 가맹 택시 면허 수는 39%를 넘어섰다.

법인택시 업체 1곳당 보유 중인 평균 택시 면허 수에서도 카카오의 영향력은 독보적이다. 전국 1655개 법인택시의 평균 보유 택시 면허 수는 51개다. 택시 업체 1곳당 택시 51대를 보유 중이다. 반대로 카카오는 1개 법인이 3만3108대의 가맹 택시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택시의 독점은 스마트폰 택시 애플리케이션(앱) 호출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의 택시 앱 호출 시장 점유율은 95%에 달한다. 앱으로 부르는 택시 100대 중 95대가 카카오택시라는 의미다.

카카오T 택시 승차 모습. /뉴스1

카카오택시의 독점이 계속되면서 콜 몰아주기 의혹도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택시가 가맹 택시에 콜을 몰아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배차 알고리즘에 차별성은 없다”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카카오T 앱을 사용하는 일반 택시 기사들의 의심은 계속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택시의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제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카카오의 가맹 택시 독과점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희곤 의원은 “카카오가 가맹 택시 사업을 확대한 후 독과점에 따른 불공정 위험이 커지고 있다”라며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실상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택시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은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