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너즈 워’ 게임스컴 2022 참가 현장. /컴투스 제공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치솟으면서 게임 업계가 환차익 기대감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국내 게임사 대부분의 해외 매출 비중이 50%가 넘기 때문이다. 콘텐츠 산업을 대표하는 게임은 제조업과 달리 강(强)달러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없어 오히려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된다.

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콘텐츠 수출액은 135억7825만달러(약 18조6000억원)로, 이 가운데 게임 수출액은 69.5%에 해당하는 94억3540만달러(약 12조9200억원)다. K팝, 캐릭터, 방송 수출을 합친 것보다 5배 넘는 규모다.

그동안 국내 게임 해외 매출의 40%는 중국에서 나왔다. 던전앤파이터(넥슨), 크로스파이어(스마일게이트) 등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게임 업체들이 북미와 유럽 지역을 적극 공략하면서 중국 비중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20년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은 35%로 줄었다. 그만큼 북미와 유럽 지역 매출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2021년 하반기 콘텐츠산업 내 분야별 수출 비중.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넷마블은 국내 게임 업체 가운데 해외 매출 규모가 가장 크다. 넷마블의 올해 2분기 해외 매출은 558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5%에 달한다. 북미가 49%로 가장 많고 유럽 12%, 동남아 11% 등이다. 넷마블은 북미 지역 현지 자회사인 스핀엑스, 잼시티를 통해 현지 매출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넷마블은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상대적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낮다. 올해 2분기 전체 매출 6293억원 가운데 해외 매출은 29%, 1846억원이다. 다만 북미와 유럽 지역 매출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2분기 북미·유럽 매출 비중은 22%로, 전 분기 대비 7%포인트 늘었다.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길드워2가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크래프톤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94%에 달한다. 올해 2분기 매출 4236억원 가운데 3986억원이 해외에서 나왔다. 북미와 유럽 매출은 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240억원 대비 50.8% 늘었다. 크래프톤은 해외 스튜디오를 통해 북미 시장을 공략한다. 출시 예정인 칼리스토 프로토콜과 문브레이커는 북미·유럽 이용자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미국 독립 스튜디오에서 제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북미 법인에서 서비스 중인 PC 게임 길드워2. /엔씨소프트 제공

펄어비스의 경우 올해 2분기 매출 940억원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은 83%를 넘었다. 해외 매출에서 52%는 북미·유럽에서 나왔다. 펄어비스의 인기 게임인 검은사막이 올해 2분기 남미 시장에 출시되면서 전체 해외 매출이 뛰었다.

컴투스의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2분기 기준 59.4%다. 북미 매출은 32.6%로 1년 새 6.8%포인트 증가했다. 서머너즈워, MLB9이닝스 등이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해외 매출이 늘었다. 컴투스는 지난달 출시한 신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환차익이 정체기에 빠진 국내 게임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해외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해외 이용자를 위한 맞춤형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