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드(OLED) TV는 97인치 크기가 한계로 보고, 그 이상의 크기는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 이상 커지면 운송 등에 문제가 생긴다. 엘리베이터에도 실리지 않고, 사다리차 써야하기 때문에 불편이 크다."
백선필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CX(고객경험) 담당 상무는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 중인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 현장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백 상무는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크기는 사실 75인치(LG전자는 77인치 TV를 만들고 있다)가 최적이다"라며 "지금 많이 팔리는 건 55・65인치지만, 70인치대 TV가 대세를 이룰 것이다"라고 했다.
백 상무는 "100인치 이상 크기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로 갈 예정이다"라며 "온전한 한 판으로 옮겨지는 올레드와 달리, 마이크로 LED는 모듈 형태로 옮겨 조립하면 되기 때문에 운송에 있어 좋은 솔루션이다"라고 했다.
LG전자는 올해 IFA에서 세계 최대 크기의 9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인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을 공개했다. 백 상무는 "위로는 97인치 아래로는 48인치 올레드로, OLED 전 라인업을 꾸렸다"라며고 설명했다. LG전자는 TV 성수기로 꼽히는 올해 4분기에 해당 제품을 전 세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백 상무는 "97인치 올레드 TV는 전체 두께가 28.3㎜에 불과하면서도 화면의 대각선 길이가 2.5m에 달한다"라며 "사람들은 자기 키보다 긴 화면을 보면서 압도되고, 몰입된다. 그런 부분의 경험을 최대한으로 높인 제품이 97인치 올레드다"라고 했다.
올해 IFA에서 97인치 올레드 TV만큼 주목받은 제품은 벤더블(휘어지는) 폼팩터를 적용하고, 게이밍 성능을 강조한 48인치 '플렉스'다. 백 상무는 "플렉스는 2020년부터 기획된 제품으로, 개발 단계에서 프로게이머와 게임 인플루언서 등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만들어졌다"라며 "다만 이 제품은 100% 게임에만 최적화 된 것이 아니라, 영화 등 콘텐츠 감상과 게임 플레이를 모두 만족하는 하이브리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48인치 크기는 콘솔 게임에는 큰 불편함이 없을 수 있지만, PC 게임에서는 시야 문제가 생긴다. 게임 조작에 필수적인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고 화면을 볼 때 가용 시야를 벗어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플렉스는 화면 크기를 줄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나, 디스플레이에 화면이 꽉 차지 않으면 몰입감에 방해를 받는다. 현재 게이밍 기기라고 불리는 제품들의 주사율(1초에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프레임의 개수)의 144㎐인 반면 플렉스는 122㎐에 불과하다는 점도 한계다.
백 상무는 "플렉스는 게임 수요를 다 가져오려고 만든 제품은 아니고, TV의 장점 흡수하면서 게임에 대한 높아진 시장 상황을 반영한 제품이다라며 "보다 게이밍 전용 제품에 까까운 27인치, 32인치 제품도 만들 수 있고, 현재 27인치 TV를 주사율 240㎐로 개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데 다음 단계로 나아갈 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백 상무는 향후 TV 시장에서 OLED가 지금보다 영역이 더 넓어질 것을 예측하면서도 그것이 액정표시장치(LCD)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백 상무는 "LCD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라며 "현재 전체 TV 출하량이 2억~2억2000만대인데, 이 가운데 OLED TV는 1000만대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LCD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LCD는 우리 디스플레이 기업에게 기술 투자에 대한 필요성이 낮아 그냥 중국이나 대만 업체가 만드는 패널을 사오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라며 "(TV용 대형) OLED는 아직 중국이 못 만들고 있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있다"고 했다.
다만 백 상무는 최근 거센 중국 업체의 추격을 경계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TV 시장 점유율은 2022년 상반기 현재 삼성전자가 31.5%로 1위, LG전자가 17.4%로 2위다. 중국 TCL은 8.7%로 3위, 하이센스가 8.2%로 4위다. 백 상무는 "TCL을 보면 우리의 10년 전 모습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잘하고 있다"라며 "CSOT라는 강력한 디스플레이 자회사를 두고 있어 수직계열화 실력이 상당하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하이센스와 TCL의 관계는 엘지와 삼성의 관계와 비슷한데, 두 회사가 경쟁하면서 실력 키우고 있어 조만간 (한국과) 거의 대등한 수준의 기술력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했다. 백 상무는 이런 상황 속에서 앞으로는 '경험'을 어떻게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 지가 시장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봤다.
한편, 현재 LG전자에 TV용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은 백색 소자를 중심으로 하는 화이트(W)-OLED 방식으로, 다양한 크기의 OLED 패널을 갖추고 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55인치와 65인치 패널만 생산해 삼성전자와 소니 등에 제한적으로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77인치와 49인치 크기의 패널을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으로, OLED TV에 미온적인 삼성전자가 77인치 OLED TV를 내놓고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백 상무는 "77인치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라며 "올해 패널 크기별 판매 증가율을 보면 77인치가 가장 상승폭이 크다"라고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OLED TV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LG디스플레이와 공급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안정적인 숫자의 패널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반대로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 패널을 LG전자가 채택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백 상무는 "W-OLED와 QD-OLED의 기술적 차이가 확연하다면 고려해보겠지만, 비슷하다면 QD를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