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연구·개발(R&D)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인적분할 이후 취임한 유영상 대표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SKT 2.0′ 시대의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전환에 힘을 싣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는 본업인 통신업 대신 신산업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탈(脫)통신’ 기조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16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R&D 조직인 T3K 산하 조직을 재편했다. 이로써 T3K 산하 조직은 미래 R&D, 비전(Vision) R&D, 데이터 R&D 등으로 구성됐다. 기존 조직은 T3K 이노베이션, AI 전환, 미디어 테크, 테크 콤비네이터 등이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T3K 내 인공지능(AI) 비서 ‘에이닷(A.)’ 추진단이 별도 조직으로 이관하면서 R&D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라며 “앞으로 R&D 조직은 미래·비전·데이터를 주축으로 운영될 것이다”라고 했다.
SK텔레콤은 이번 R&D 조직 개편을 통해 인적분할 후 내세운 SKT 2.0 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한 동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의 수장으로 취임한 유영상 대표는 주주총회와 사내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SKT 2.0 시대 추진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혔다. 구체적으로 AI 전환을 위해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AIVERSE) ▲커넥티드 등 5개 사업군과 AI 접목을 꾀한다.
실제 이번에 개편된 조직들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AI 접목을 위한 R&D를 이어간다. 우선 미래 R&D는 도심항공교통(UAM)과 로봇 등 물리적 요소를 지능적으로 연결하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와 그린 AI, 바이오메디컬, 사이버보안 등과 같은 새로운 영역의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대외협력 등을 수행한다. 여기에는 국내외 유망 기술 기업을 분석하고 발굴해 투자 등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업무도 포함된다.
비전 R&D에서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AIoT 등을 통한 엔터프라이즈 사업으로 다양한 분야에 AI화를 꾀한다. 데이터 R&D는 광고사업과 데이터 활용 강화를 위한 분석과 핵심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T우주를 통해 강화하고 있는 구독서비스는 물론, 지난 7월 본허가를 받은 마이데이터 사업 활성화를 위한 물밑작업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의 이번 R&D 조직 개편의 핵심은 AI에 있다. AI를 접목한 신산업군을 통해 탈통신 기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SK텔레콤 미등기 회장직에 이름을 올리며 AI 조력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사내 게시판에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도전을 위한 기회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라며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 하고자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