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개발한 업계 최고층 238단 낸드플래시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SK하이닉스가 3일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도 내년 상반기 200단 이상 낸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적층 경쟁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2에서 업계 최고층인 238단 낸드플래시 신제품을 공개했다. 지난달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선언한 마이크론에 이어 업계 두 번째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다.

SK하이닉스는 238단 512Gb(기가비트) TLC(Triple Level Cell·하나의 칩에 3비트를 저장) 4차원(4D) 낸드플래시 시제품을 고객사에 전달했고, 내년 상반기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20년 12월 176단 낸드를 개발한 지 1년 7개월 만에 차세대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라며 “이번 238단 낸드플래시는 업계 최고층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제품으로 구현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했다.

낸드플래시는 1개의 셀에 몇 개의 정보(비트 단위)를 저장하느냐에 따라 SLC(싱글레벨셀), MLC(멀티레벨셀), TLC, QLC(쿼드러블레벨셀), PLC(펜타레벨셋) 등으로 나뉜다. 정보 저장량이 늘어날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CTF, PUC 기술 설명.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개발한 낸드 96단부터 기존 3차원(3D)을 넘어 4D 제품을 선보였다. 4차원 구조로 칩이 구현되는 4D를 만들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전하를 부도체에 저장해 셀 사이 간섭을 해결한 CTF(차지트랩플래시) 기술을 적용했다. 동시에 주변부 회로를 셀 회로 하단부에 배치해 생산효율을 높인 PUC(페리언더셀) 기술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단위당 셀 면적이 줄어들면서도 생산효율은 높였다.

238단 낸드플래시는 단수가 높아진 것과 함께 세계 최소 사이즈로 만들어져 이전 세대인 176단 대비 생산성이 34% 높아졌다. 단위 면적당 용량이 커진 칩이 웨이퍼당 더 많은 개수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4Gb로 이전 세대 대비 50% 빨라졌다. 칩이 데이터를 읽을 때 쓰는 에너지 사용량은 21% 줄었다.

SK하이닉스는 PC 저장장치인 클라이언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들어가는 238단 제품을 먼저 공급하고, 이후 스마트폰과 서버용 고용량 SSD로 응용처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용량을 2배 높인 1Tb(테라비트) 제품도 선보인다.

최정달 SK하이닉스 낸드개발담당 부사장은 이날 플래시 메모리 서밋 기조연설에서 “SK하이닉스는 4D 낸드 기술력으로 개발한 238단을 통해 원가, 성능, 품질 측면에서 글로벌 톱클래스 경쟁력을 확보했다”라며 “앞으로도 기술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해 나가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