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1년 만에 글로벌 ‘공룡’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와의 제휴를 청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진출 초기부터 저작권 문제 등으로 잡음을 빚은 데다, 글로벌에서의 영향력이 국내 시장에서는 기대 이하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LG유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스포티파이와) 1년 동안 판촉을 운영하기로 했고, 연장 없이 8월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공룡들과는 요금제를 통한 제휴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10월 스포티파이와 월 8만5000원 미만과 이상의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각각 3개월, 6개월 무료 체험을 제공하는 판촉을 진행해왔다. 무료 체험 이후에는 매달 1만1990원을 내고 유료 서비스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을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제휴 종료 방침에 따라 딱 1년 만인 오는 8월 10일부터 해당 판촉은 종료되며,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서비스도 사라진다.
LG유플러스가 스포티파이와 결별을 선언한 것은 제휴 효과가 기대 이하에 그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스포티파이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22만~25만명 수준에 그친다. 같은 기간 멜론과 지니뮤직의 MAU가 각각 500만명, 25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는 수준이다.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 스포티파이는 국내 시장에 지난해 2월 상륙했다. 출시 당시 회사 측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7000만곡 이상의 트랙과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며, 이용자만 3억4500만명을 넘어선다. 세계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점유율은 30% 이상에 달한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2020년 국내 법인 설립 후 출시까지 약 2년 동안 물밑작업을 진행하며 공을 들였지만, 끝내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 개인의 취향을 고려해 음원을 추천해주는 기능은 오히려 토종 음원 플랫폼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토종 플랫폼들이 스포티파이의 기능을 벤치마킹해 활용 중이다. 월 6000~8000원 수준으로 책정된 국내 플랫폼 요금제와 달리, 두 배 수준인 월 1만원대의 요금제도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8월 LG유플러스와 제휴를 맺은 것은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한 ‘고육책’이었던 셈이다.
국내 통신 업계 관계자는 “국내 통신사 대부분이 사실상 자체 음원 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들은 음원을 돈 내고 이용하는 서비스라는 인식이 거의 없다”라며 “국내 진출 초기 음원 협의 등에서 잡음이 일었던 점 역시 스포티파이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배경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