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8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우주 인터넷망 구축용 스타링크 위성 49기를 탑재한 미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포물선의 궤적을 그리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케네디 우주센터 인근 비에라에서 바라본 로켓의 모습.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위성 1만2000기로 지구 오지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위성 인터넷망 구축을 추진해 왔으며,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서비스를 시작해 가입자가 14만5000여명에 달한다. /AP=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국내 진출을 위해 정부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서 추진할 사업은 ‘스타링크’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6월 스페이스X는 홈페이지에서 한국을 서비스 지역에 포함하며, 내년 중 서비스 개시를 예고한 바 있다.

12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스페이스X 직원이 최근 직접 찾아와 한국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절차 등을 문의해왔다”라고 말했다. 해당 직원은 스페이스X 내 간부급 직책(Sr. Manager)으로, 시장진입(Market Access) 직무를 맡은 것으로 파악된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02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탐사 기업이다. 발사체, 로켓 엔진 등을 설계·제조하고, 위성 기반의 인터넷·통신서비스 스타링크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지구 상공에 떠 있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을 지구 위에 표시한 이미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스타링크는 총 4만2000개에 달하는 인공위성을 발사해 세계에서 위성 인터넷을 보급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기준 인류가 발사한 모든 인공위성보다 4배 큰 규모다. 현재까지 위성 인터넷망 구축을 위해 약 2700개 소형 위성을 쏘아 올렸다. 월 110달러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지난 5월 기준 가입자는 40만명을 넘어섰다. 러시아 침공으로 통신망 단절 위기에 놓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며 세계적으로 성능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스페이스X가 국내에 진출하는 방안은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와 협약을 맺거나, 직접 법인을 설립하는 등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국내에 사업장을 두지 않고 국외에서 국내로 기간통신역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같은 기간통신역무를 제공하는 국내의 기간통신사업자와 기간통신역무의 국경 간 공급에 관한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한국에서 스타링크를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스페이스X 홈페이지 캡처

정부 관계자는 “통신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자금이 많이 들고, 정부로부터 요금 통제도 받는다”라며 “대신 기업의 이익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만큼 어느 나라를 가도 라이선스를 받아야만 사업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자국이 아닌 타국에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현지 통신사와 협약을 맺던지, 현지 법인화를 통해 라이선스를 받아서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별도 법인 설립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스페이스X가 국내에서 스타링크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주파수 사용 신청, 기간통신사업자 등록 등의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외국 기업이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하려면 한국에 별도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스페이스X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면 준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라며 “국가 규제 체계와 관련한 커뮤니테이션도 많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실제 주파수 관련 정책만 해도 정부가 이미 수년 전부터 계획하는 만큼 새로운 사업자가 진출하려면 단기간 내 조율은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