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T타워 전경. /SKT

SK텔레콤이 올해 연간 매출 목표로 내세운 17조4000억원 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상반기 8조원 중반대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 실적 증가를 이끌어왔던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데다, 8월 도입이 예상되는 5G 중간요금제도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는 통신업종의 실적 개선은 내년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올해 2분기 매출 전망치는 4조30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7% 줄어든 것이다. 앞서 SK텔레콤의 1분기 매출 역시 10.53% 감소한 4조2772억원에 그쳤다.

2분기 매출 전망치를 대입하면 SK텔레콤의 상반기 매출은 연간 목표치 절반에 조금 못 미친다. 상반기 매출은 총 8조5838억원으로 전망됐다. 연초 SK텔레콤은 올해 매출 목표로 17조400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SK텔레콤의 연간 매출이 17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9년이 가장 최근이다. 지난 2020년과 2021년의 경우 각각 16조877억원, 16조7486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연 매출 17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이 목표로 한 매출 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에 상반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매출 증대 요인보다 감소 요인이 더 눈에 들어오고 있다. 당장 5G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한 5G 중간요금제 도입 압박에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초 내놓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2404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해 2.4% 늘었지만, 그동안 증가율(3~4%)을 고려하면 주춤하고 있다.

SK텔레콤의 5G 가입자 증가세를 떼어내서 봐도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매달 전월과 비교해 30만명대가 늘었지만, 2분기 시작인 4월부터 27만명대로 주저앉았다. 5월 역시 27만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는 이동통신사의 매출 확대 1등 공신으로 꼽힌다. 기존 4세대 이동통신(LTE)보다 비싼 요금으로 서비스를 하는 만큼 가입자가 늘면 통신사 매출도 자연스레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5G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증가는 (LTE보다) 더 길게 갈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2011년 출시된 LTE의 경우 5년 동안 ARPU 증가세를 이어갔는데, 5G는 이보다 더 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값비싼 요금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따라 중간요금제 도입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당장 ARPU 증가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애초 정부는 7월부터 중간요금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이동통신사들이 검토를 이유로 8월 중으로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이라도 늦춰야 손실을 더 적게 볼 수 있어서다. 중간요금제 도입을 오래 끌면 끌수록 방어할 수 있는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가입자들이 사용하지 못하고 남는 유효 데이터로 이동통신 3사가 한 달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은 16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증권업계 역시 당분간 이동통신사에 호재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통신서비스 7월 투자 전략’에서 “올해 분기별로 1분기가 통신사의 단기 실적 피크일 가능성이 크다”라며 “당분간은 실적 기대감 저하가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