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또다시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6만원 아래로 내려왔지만 2분기 실적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예상을 밑도는 상황에서 메모리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반도체가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평균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8조4510억원, 15조282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22% 늘어난 규모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고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최고, 역대 네 번째 성적이다.
반도체가 실적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은 평균 11조5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영업이익의 74%에 달하는 규모다. 주력 제품인 D램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적은 상황에서 출하량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5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35달러(약 4330원)로 전달(3.41달러)과 비교해 1.76% 하락하는 데 그쳤다. D램 가격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10월 9.51% 떨어지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후 지난 1월에는 8.09% 추가 하락했고 지난달까지 내림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하락폭은 시장조사업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와 비교해 3~8%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1%대 하락에 그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2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인 걸 고려할 때 올해 가격 하락폭은 예년과 비교해 크지 않았다”라며 “메모리 수요가 살아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가격 상승세가 시작될 수 있다”라고 했다.
기업용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출하량도 살아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클라우드 투자를 중단했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2분기부터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서버용 D램 수요가 전년 대비 27%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균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25조8947억원, 63조504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 16.6%, 영업이익 22.1% 늘어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부품 산업의 시장 상황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등은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워 수익성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트(완성품) 부문이 대면활동 재개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반도체 사업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전체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해소와 내년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감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