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좀처럼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LG전자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 ‘1%의 점유율’로 고전 중이다. 오히려 삼성전자와 애플의 영향력만 더욱 확대하는 모양새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 고가 제품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 형태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를 포함해 기타로 분류되는 업체들의 점유율은 1%에 그친다. 나머지 99%의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 기타 브랜드로 분류되는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 업체다”라고 설명했다.

샤오미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포함한 기타 브랜드의 점유율은 수년째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20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점유율은 8분기 연속으로 1%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벌이는 중국 업체는 샤오미와 중국 레노버의 자회사로 편입된 모토로라 등으로 압축된다. 이 업체들은 저조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국내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말 서울 용산에 국내 1호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매년 신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미 10 라이트 5세대 이동통신(5G)과 홍미노트 9S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레드미 노트 10 시리즈와 8월 레드미 노트 10 5G를 선보였다. 올해 역시 4월에 레드미 노트 11 프로 5G와 레드미 노트 11 등 레드미 노트 11 시리즈를 공개했다.

모토로라는 LG헬로비전과 손잡고 약 10년 만에 국내에 재진출했다. 대상 모델은 엣지20 라이트와 모토 G50 등 5G 스마트폰이다. 본격적인 출시가 5월 이뤄진 만큼 2분기 조사에서 시장 영향력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기존 알뜰폰 시장에 출시된 제품과 비교하면 초기 반응이 나쁘지 않다“라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모토로라

중국 업체의 의지와 달리, 국내 소비자들이 꿈쩍하지 않는 배경으로는 중국 업체라는 부정적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과 함께 고가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와 맞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해외 국가 호감도 조사에서 일본보다 중국에 더 박한 평가를 내렸다는 결과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의 호감도를 물었는데 10점 만점에 미국은 7점, 일본은 3.7점, 중국은 3.2점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0종 중저가 모델에 속하는 제품은 갤럭시A32, A52s, X커버5 등 3종에 불과하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삼성전자 플래그십(최상위 제품) 모델과 애플의 스마트폰이다.

국내 통신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를 제외하면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공식 온라인몰에서 중국 업체 제품을 팔고 있는 곳은 SK텔레콤이 유일하다”라며 “(중국 업체들이) 오픈 마켓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고는 있지만 접점을 늘리기는 한정적일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