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SK스퀘어 등 SK그룹 ICT(정보통신기술) 연합이 독일 통신사업자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양측은 메타버스와 사이버 보안,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을 비롯, ESG(환경·사회·지배구조)까지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지난 5일 독일 본에 위치한 도이치텔레콤 본사에서 주요 임원들을 만나 ICT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SK텔레콤, SK스퀘어, SK하이닉스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ICT 사업을 협력하고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2′에서 ‘SK ICT 연합’ 출범을 선언한 이후 이어진 후속 행보다.
SK ICT 연합과 도이치텔레콤은 이번 회동에서 ▲메타버스 글로벌 사업 공동 추진 ▲사이버 보안 사업 협력 ▲원스토어 유럽 진출 ▲그린 ICT를 통한 ESG 등의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첫 논의 주제는 메타버스 사업으로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은 ‘유럽판 이프랜드’ 출시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연내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각 지역에서 이프랜드의 마켓 테스트를 함께 진행하며, 콘텐츠 발굴과 이용자 대상 마케팅을 추진한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유럽 지역 메타버스 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합작회사 설립도 논의했다. 도이치텔레콤은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가 유럽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보안 사업 관련해서는 SK스퀘어의 자회사 SK쉴더스와 도이치텔레콤의 보안사업 자회사인 도이치텔레콤 시큐리티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양측은 디지털 인프라 방어체계를 고도화하고, 이용자 보안 수준을 강화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앱스토어 분야에서는 원스토어 플랫폼의 유럽 진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재 원스토어와 도이치텔레콤은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한 현지 앱스토어 사업 비전에 대해 이미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조인트 벤처 설립과 지분 투자 등을 포함한 ‘유럽판 원스토어’ 추진을 위한 지배구조와 사업 전략 등 구체적인 방안도 지속해서 협의한다.
ESG 분야에서는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지는 ‘탄소중립’을 의미하는 넷 제로(Net Zero) 달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텔레콤은 통신국사의 냉방 시스템을 AI(인공지능) 기반으로 운영하며 냉방 효율을 높이는 솔루션을 소개하고, 도이치텔레콤은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 및 암모니아 타입의 연료전지로 기지국에 전원을 공급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이번 회동은 기존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 간의 파트너십이 SK ICT 연합으로 확대된 것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며 “한국의 SK ICT 연합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데 있어서 도이치텔레콤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은 지난 2018년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에서 CEO(최고경영자) 회동 이후, 글로벌 ICT 생태계 선도를 위한 협력을 추진하며 끈끈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2019년 6월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 산하 투자전문 자회사인 DTCP가 운영하는 펀드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양측은 2021년 1월 5G 기술 선도를 위해 50:50의 지분을 갖는 5G 기술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 도이치텔레콤은 중요한 파트너이다”라며 “앞으로도 미래 ICT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은 “SK텔레콤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래 혁신 산업 선도를 위한 양사의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폭넓게 교류해왔다”라며 “SK ICT 연합과 긴밀한 협력으로 글로벌 ICT 혁신을 선도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