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서 초밥, 롤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동희(34) 사장이 KT의 AI 통화비서 서비스 지원 단말기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양혁 기자

“고객 전화 응대할 직원을 채용하자니 급여 지출 부담이 크고, 혼자 요리하며 전화를 받자니 벅찼는데 월 2만원에 채용한 인공지능(AI) 통화비서로 모든 게 해결됐습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서 초밥, 롤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동희(34) 사장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KT의 AI 통화비서 서비스를 보여주며 연신 칭찬을 쏟아냈다.

KT AI(인공지능) 통화비서 서비스를 도입한 매장으로 전화를 걸자 AI가 영업시간, 메뉴 등을 안내하고 있다. /김양혁 기자

AI 통화비서는 KT가 지난해 10월 일손이 부족한 소상공인이 내방 고객 응대 등으로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전화 문의, 요청을 AI가 대신 처리할 수 있게 출시한 서비스다. 인사말은 물론, 위치·주차·영업시간 안내와 예약, 주문도 받아준다.

김씨가 AI 통화비서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같은 해 10월 서비스 출시 소식을 듣고 금액을 고민했던 그는 3개월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소식에 단번에 계약했다고 한다. 올해 2월까지 별도 비용 없이 무료로 AI 직원과 일했던 그는 이제 월급을 주고 본격적으로 고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 통화비서 서비스 월 이용료는 약 2만원이다.

김씨는 “혼자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기계를 많이 쓰려고 한다”라며 “이제 월 2만원의 요금이 청구될 텐데, 하루 주문 2개만 받아 팔아도 감당이 되는 셈이니 안 쓸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일, 24시간 전화 응대를 하는 직원이 생긴 셈인데, 어디서 이런 직원을 구하겠냐”라고 웃었다.

실제 AI 통화비서는 휴무일이나 휴게시간 등 비영업시간에도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소상공인은 마음 놓고 쉴 수 있고, 고객이 요청한 사항을 언제든지 살펴볼 수도 있다. 유선전화지만 고객이 문의한 내용을 휴대전화처럼 문자로 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서울 용산구에서 초밥, 롤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동희(34) 사장이 KT의 AI 통화비서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김양혁 기자

김씨처럼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AI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그는 “주문을 받아 음식을 진행 중인 가운데 손님이 오거나, 전화가 오면 대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고 이미 1인 가게로 최적화한 상태에서 새로운 직원을 뽑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며 “특히 우리 가게는 매일 메뉴가 바뀌기 때문에 매일 손님에게 바뀐 메뉴를 설명했어야 하는데 아침에 인사말 내용만 수정하면 별도로 메뉴를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다”라고 했다.

KT는 AI 통화비서로 소상공인과 ‘상생을 확대하기로 했다. 가입자 확보는 직접 서비스를 체험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 자연스레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AI 통화비서 가입자 수는 2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구에서 초밥, 롤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동희(34) 사장이 KT의 AI 통화비서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김양혁 기자

KT는 서비스 초기인 만큼 현장에서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있다. 김씨는 “KT가 운영 중인 고객센터를 통해 개선사항을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라며 “현재는 1개 기기에서밖에 지원이 안 되는데 회선을 늘려달라는 내용과 가로모드 지원 등을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온라인, 유선전화는 물론, 주기적으로 현장을 직접 찾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개선사항을 듣고 있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매달 2번씩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